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극장을 찾는 관객이 이번 2분기도 급감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2분기 전국 극장 관람객은 636만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88% 감소했다.
키움증권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극장 영업이 원활치 않은 점을 감안하면 2020년 전체 관람객은 8,000만명 수준으로 예상된다"며 "2015년 이후 년평균 2억 1천만명 이상 관람했던 수준까지 회복하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체 극장 관객 수는 전년도 대비 70.3% 감소한 3,241만 명, 올해 상반기 전체 극장 매출액은 70.6% 감소한 2,738억 원을 기록했다. 2005년 이후 최저 관객 수 이자 최저 매출액이다.
◆ 코로나에 희비가 갈린 멀티플렉스와 자동차 극장
SK텔레콤이 28일 내놓은 'T맵 트랜드맵 2020'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멀티플렉스 극장과 자동차 극장의 희비가 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올해 멀티플렉스 극장과 자동차 극장으로 향한 네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 'T맵'의 이동데이터를 통해 자동차 극장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확진자 수가 많지 않았던 1월에는 성수기로 꼽히는 설 연휴 덕분에 멀티플렉스로 향한 이동량이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2월을 기점으로 2019년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반면 자동차 극장의 인기는 폭발적으로 늘었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했던 2월과 3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이동량이 100% 이상 증가했다.
보고서는 "추위 때문에 야외 활동이 어려운 겨울에도 자동차 극장을 찾는 사람들의 수가 증가했고 대체로 날씨가 좋은 봄과 가을에는 인기가 다소 주춤했는데 2020년은 시작부터 달랐다"며 "자동차 극장으로 떠난 T맵 사용자들의 이동량이 연일 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특히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던 4월과 5월에는 자동차 극장의 상승 그래프가 꺾였지만 확진자 수가 다시 늘어난 6월에는 자동차 극장으로 향하는 이동량도 함께 상승하며 코로나19와 자동차 극장의 상관 관계를 증명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보고서는 "영화와 콘서트, 스포츠 관람까지 자동차 안에서 즐기는 문화생활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며 "독립적인 공간에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시의적절했고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급증하자 자동차 극장은 영화 감상은 물론 다양한 문화 감상 공간으로서 부상할 조짐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 지역 영화제, 비대면에 자동차 극장 도입
지역 영화제가 코로나19로 대면 행사를 가지기 어려워지자 자동차 극장처럼 행사를 가진 곳이 등장했다.
국내에서 유일한 산악문화를 주제로 하는 국제산악영화제인 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올해 코로나19 여파를 고려해 온라인과 함께 처음으로 자동차 극장 형식을 가져왔다.
온라인상영과 자동차 극장은 10월 12일부터 영화제 공식 홈페이지(http://www.umff.kr)에서 예약할 수 있다.
이선호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이사장은 최근 영화제 개최 계획 발표 기자회견에서 "올해 영화제는 코로나19 시대 안전하게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비대면 방식, 온라인 상영, 자동차 극장을 준비한다"며 "안전이 제일 중요한 만큼 방역 체계를 촘촘하게 구성해 영화제 기간 내내 빈틈없이 운영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