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과 네이버가 지분 교환 방식으로 각자의 강점을 이용한 전략적 제휴에 나선다.
네이버는 주식 교환의 형태로 CJ그룹 산하 CJ대한통운, CJENM, 스튜디오드래곤에 투자하는 방안을 고려 중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일정이나 주식 교환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전날 두 회사의 강점을 기반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자는 취지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CJ대한통운의 물류 시스템 역량과 네이버가 가진 전자상거래 노하우, CJENM·스튜디오드래곤이 가진 콘텐츠 기획·제작력과 네이버 플랫폼과의 시너지를 창출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네이버는 세계 웹툰 시장 1위 플랫폼"이라며 "CJ가 가진 영상 기획·제작력과 네이버 웹툰 콘텐츠를 활용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관측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의 유통 사업이 CJ대한통운의 물류 인프라와 결합하면 쇼핑시장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는 전자상거래 업계 강자로 떠오른 네이버쇼핑을 가진 데다가, 최근에는 신선식품을 배달해주는 '장보기' 서비스도 시작하는 등 유통 사업에 관심이 많다.
이와 관련 네이버 관계자는 "CJ와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방법·시기 등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오린아 연구원은 " 언론 보도 내용대로 주식 교환 등의 협력이 이루어진다면 CJ대한통운은 풀필먼트 서비스, 네이버는 커머스 부문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양사간의 시너지 창출극대화가 전망된다"고 보았다.
◆ 10년 간의 시가총액 흐름, 네이버 속한 정보기술 분야는 뜨고 CJ대한통운 속한 산업재는 지고
양사의 협력에는 한국 산업 지형의 변화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5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000년 말과 2010년 말, 2020년 3분기 말의 코스피 상장 시가총액 상위 100대 비금융사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네이버가 속한 정보기술(IT) 분야 기업들이 급부상했지만 CJ대한통운이 속한 산업재 기업들의 비중은 줄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 보면, 정보기술 업계 시가총액 합계는 592.1조원으로 2010년 말 대비 2.9배 성장했다. 반면 산업재 업계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시가총액 합계는 2010 말 대비 절반도 안되는 65.4조원에 그쳤다.
전경련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바이오 및 언택트 기술·제품 관련 기업이 부상했기 때문만이 아니라, 조선·중공업 등 과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주도했던 산업들의 비중이 줄어들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첨단 제조업과 서비스업 중심의 경제구조로 개편됨에 따라 자본시장의 기대감이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