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올해 3분기 실적에 ‘세타2 GDI 엔진’ 관련 추가 충당금 등 3조4000억원 규모의 품질 비용을 반영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는 19일 오후 주요 애널리스트와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품질비용에 대한 내용을 설명했다.
이는 품질 비용이 반영되면 실적이 당초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벗어나는 만큼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측은 설명회에 앞서 현대차 2조1천억원, 기아차 1조2천600억원의 품질 비용을 각각 이번 3분기 실적에 충당금으로 반영한다고 이날 공시했다.
현대·기아차는 2018년 3분기 4천600억원(현대차 3천억원, 기아차 1천600억원), 작년 3분기 9천200억원(현대차 6천100억원, 기아차 3천100억원) 등 이미 2번에 걸쳐 세타2 GDi 엔진 리콜 관련 충당금을 실적에 반영했다.
하지만 충당금 반영 이후 엔진 교환율이 당초 예상보다 높았고, 평생보증 충당금 산정시 반영한 차량 운행 기간(12.6년)을 현실적으로 재산정(19.5년)해야해 추가 충당금 반영이 불가피해졌다.
현대·기아차는 세타2 GDi 엔진 외에도 일부 고객 불만 사례가 접수되는 세타2 MPI·HEV, 감마, 누우 등 다른 엔진에 대해서도 고객 만족도 제고를 위해 선제적으로 엔진 진동감지 시스템 소프트웨어(KSDS) 장착 캠페인 시행을 검토 중이며, 이에 대해서도 추가 충당금을 설정한다고 밝혔다.
◆ 현대·기아차, 코로나19 충격 속 품질이슈 재발 방지 의지 선언
현대·기아차는 향후 유사한 품질비용 이슈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품질 관리와 비용 예측에 대한 정확도를 개선시키고,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시장에 공개해 투자자·고객과 소통한다는 방침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선제적으로 고객을 보호하기 위해 3분기 경영실적에 품질 비용을 반영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차량 개발부터 생산, 판매 이후까지 철저하게 품질을 관리하고 고객을 위한 최선의 조치를 적극적으로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해 왔다. 현대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안정적인 내수 시장과 신차 효과 등으로 실적 기대감을 키워왔다.
한화투자증권은 현대차 3분기 실적을 매출액 27.1조원(전년 동기대비 0.4%↑), 영업이익 1.13조원(+199.0%)으로 시장 전망치 1.1조원에 부합하는 실적을 예상했다.
기아차 3분기 실적 또한 시장 기대치에 부합할 전망이다. 하나금융투자는 기아차 3분기 실적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5.8조원, 6,199억원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각각 5%, 113% 증가한 것이다.
다만 해당 실적은 현대·기아차의 품질 비용 공시가 있기 전에 나온 것이어서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는 실적 발표 가능성이 커졌다.
◆ 코로나19 재확산세에 대한 대응 강화 시 실적 회복 지연 우려도
한편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대비 강화는 앞으로의 현대차그룹 실적 회복에 변수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현대자동차그룹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통해 "비우호적 산업환경에 따른 수익성 둔화로 영업현금 창출규모가 감소한 가운데 경상 CAPEX(미래의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지출된 비용) 부담 외에 차세대 자동차 기술 확보, 친환경차 개발, 배당금 지급 등 자금소요가 지속됨에 따라 현금흐름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았다.
그럼에도 나이스신평은 "풍부한 현금유동성(2020년 6월말 비금융부문 52.3조원)에 기반한 재무적 완충력 등을 감안할 때 중기적으로 매우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그룹 완성차와 관련해 나이스신평은 "현대차와 기아차는 내수시장에서의 판매확대와 MIX개선에 따른 판매단가 상승, 우호적인 환율 영향 등으로 주요 경쟁사 중 유일하게 EBIT흑자(차량부문 기준)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