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법인의 뉴노멀이 '언택트(비대면)'과 '경영자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디지털 회계감사에 대한 수요가 커진데다 경영자문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상승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 코로나로 바뀌는 회계감사 패러다임...온라인 강좌 개설한 곳도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한영은 지난달 국내 기업 내 회계·재무·감사 관련 업무 담당 58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인해 '비대면 감사 기법이 확산돼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66.1%에 달했다고 29일 밝혔다.
다만 '디지털 감사를 경험해봤다'고 응답한 비율은 13.8% 불과했다. 자산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디지털 감사 경험이 비교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감사 유경험자 중 26%가 자산 5조원 이상 기업 소속 임직원이다.
디지털 감사를 경험한 응답자들은 디지털 감사의 장점을 묻는 항목(중복 응답)에 ▲ 대면 접촉 최소화(73%) ▲ 시스템화된 감사(63%) ▲ 불필요한 감사 대응 업무 최소화(50%) ▲ 대용량 자료 분석을 통한 오류·부정 식별 가능(39%) 등을 꼽았다.
이광열 EY한영 감사본부장은 "코로나19를 계기로 기존 회계감사 방식의 패러다임 전환이 가속하면서 디지털 감사 기법은 회계감사의 '뉴노멀'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일회계법인은 자사가 운영하는 감사위원회센터가 감사위원회스쿨(Audit Committee School)을 온라인으로 개설했다고 이날 밝혔다.
감사위원회스쿨은 온라인 강좌를 통해 감사(위원회)의 업무 수행에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회계, 감사 및 재무에 관한 전문 지식과 현안, 감사(위원회)의 효과적인 운영을 위한 정보 등을 다루는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인다.
◆ 회계법인 매출 중 경영자문 증가세는 지속
회계법인이 경영자문을 통해 벌어들이는 매출도 확대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총 185개 회계법인의 2019사업연도 매출( 3조9천226억원) 중 경영자문 1조3천13억원으로 33.1%를 차지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7년 30.0%, 2018년 32.0%에서 점점 확대되는 추세다.
금감원은 내부회계 관리제도 구축 및 평가, 기업 회계자문서비스 등 감사 관련 용역 및 인수합병(M&A) 자문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 회계법인 매출 4조원 시대 눈앞
한편 국내 회계법인의 매출은 4조원 대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전기(2018사업연도)보다 13.2% 늘었다.
업무별 비중을 보면 경영자문 1조3천13억원(33.1%), 회계감사 1조2천815억원(32.7%), 세무 1조1천518억원(29.4%), 기타 1천880억원(4.8%) 순이었다.
4대 회계법인의 매출액은 1조9천796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에서 50.5%를 차지했다. 전기(50.4%)와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삼정의 매출이 871억원(18.4%) 증가하는 등 전 부문에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금감원은 "회계분식 사건 관련 소송의 규모가 커지고 장기화하는 추세"라며 "회계법인은 충실한 감사업무 수행과 더불어 손해배상책임 준비 재원을 충분히 마련하고, 특히 등록법인은 배상 능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