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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집값 상승·가계부채 증가세, 금융 불균형 위험 커져“

한국은행은 집값이 계속 오르고 가계부채도 빠르게 늘면서 경제 위험 요소로서 금융 불균형 상태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 "집값 추가 상승 기대로 대출 증가세 지속"

한은은 10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가계부채가 주요국과 비교해 높은 수준인 상황에서 증가세가 지속되므로 향후 통화정책 운영 시 금융 불균형 위험 누적 가능성에 유의해 주택시장으로의 자금흐름, 가계부채 증가 등의 상황을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택가격은 8월 이후 상승세가 다소 둔화하다가 최근 수도권과 지방에서 모두 오름폭이 커졌고, 수급 불균형 등에 전셋값도 많이 올라 전세수요 일부가 매매수요로 전환되면서 주택가격 오름세가 강해지고 있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가계 대출 급증의 원인으로 주택구입·전세자금 수요, 개인 주식투자 자금 수요 등이 꼽혔다.

정부의 주택시장 대책에도 불구, 단기적 수급 불균형 우려와 완화적 금융여건 등의 영향으로 주택가격 추가 상승 기대가 여전히 크고 전세자금 수요도 계속 늘어나는 만큼 특히 주택 관련 대출은 당분간 높은 증가율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한은의 전망이다.

코로나19 백신 상용화의 경기 영향과 관련해서는 "조기 상용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지만, 최근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세가 크게 확대돼 향후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당분간 경제 회복을 지원하고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완화적 정책 기조를 유지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기준금리를 25bp(0.25%포인트) 낮추면 투자 위축 등을 막아 첫해 0.06%, 두 번째 해 0.08% GDP(국내총생산)를 늘리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한은은 추정했다.

부동산

▲한은 "과거 위기시 경기 회복 후 6개월∼1년뒤 고용 회복"

아울러 한은은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크게 나빠진 고용 상황이 회복되는데 꽤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과거 외환위기·금융위기 충격으로 취업자 수가 감소한 기간보다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걸린 기간이 더 길었고, 경기와의 관계를 봐도 두 위기 당시 고용수준이 위기 이전 수준에 이르는데는 경기 회복 이후 각 1년, 6개월 추가 시간이 소요됐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더구나 이번 코로나19 사태의 경우 향후 장기적으로 업황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고용이 악화된 점,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는 점 등까지 고용 회복 지연 요인으로 지목됐다.

한은은 "특히 상용직의 경우 비용 수준이 높아 불확실성이 해소되기까지 채용 결정을 미루는 경향이 강할 것"이라며 "코로나19 이후 크게 늘어난 일시휴직자, 실업자의 복직이 상당 부분 해소될 때까지 신규채용이 축소·연기되면서 고용회복이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걱정했다.

한국은행

▲한은, ”코로나19로 바뀐 소비성향…체감물가 더 올랐다 “

한은은 코로나19확산으로 크게 달라진 소비지출구조를 반영했을 때 체감물가 상승률은 실제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최대 0.6%포인트 높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확산 직후 식료품, 의료·보건용품 등의 지출이 늘어났지만, 음식·숙박, 여행·항공 등 대면 서비스 지출은 큰 폭으로 줄었다.

한은에 따르면 식료품 소비의 경우 코로나19 확산 전인 지난해 12월의 지출을 100으로 봤을 때 올해 9월 21일 현재 129.0으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의료용품도 103.8로 올랐지만, 숙박서비스(71.9), 항공(13.9), 단체여행(66.8) 등은 큰 폭으로 내렸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지출 비중이 커진 식료품의 경우 물가상승률이 확산 전보다 1.2%포인트 올라 상당 폭 높아졌으나 지출 비중이 줄어든 음식·숙박(-0.1%포인트), 운송서비스(-2.4%포인트), 교육(-1.4%포인트) 등은 물가상승률이 대체로 마이너스(-)로 전환되거나 큰 폭으로 둔화했다.

이런 소비지출 구조 변화를 반영한 체감물가 상승률과 실제 지표물가 상승률과의 격차는 올해 1월 0.15%포인트(p)에서 5월 0.56%포인트까지 커졌다.

한은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지표물가 상승률은 큰 폭으로 둔화했으나 일반인의 물가인식과 기대인플레이션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됐다"며 "이는 소비지출구조 변화에 따른 체감물가 상승이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