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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대출 잔액 증가세에 연말까지 은행 대출 막힌다

연말을 앞두고 강력한 '가계대출 총량관리'에 들어간 은행이 대출 접수 경로를 아예 차단하는 이례적 조치를 연이어 내놨다.

▲직장인 신용대출 중단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15일부터 올해 마지막 날까지 '쏠편한 직장인 신용대출'을 포함한 직장인 신용대출의 비대면 신청을 받지 않기로 했다.

쏠편한 직장인 신용대출은 신한은행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간편하게 받을 수 있는 대표 비대면 대출 상품이다.

신한은행은 "직장인 신용대출은 중단하지만 일반 서민대출 등은 가능하다"며 "최근 가계부채의 급격한 증가세에 따른 조치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또 이달 31일까지 대출 모집인을 통한 주택담보대출과 오피스텔 담보대출 접수를 하지 않기로 했다. 올해 실행분은 이제 받지 않고, 2021년 실행분만 접수한다.

대출 상담사는 카드 모집인과 비슷하게 은행 외부에서 대출 상담창구 역할을 하며 실제 은행과 차주(돈 빌리는 사람)를 연결해주는데, 이들을 통한 대출 신청을 당분간 받지 않겠다는 얘기다.

대출

▲빚투·영끌에 신용대출 잔액 급증…1억 넘는 대출 전면 금지

올해 저금리 기조와 코로나19 사태 관련한 생활고,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빚투'(대출로 투자) 움직임으로 대출 수요가 폭증하면서 개인신용 잔액이 불어났다.

가파른 가계대출 증가세를 '자율적 규제'로 붙잡으라는 금융당국 압박에 따라 은행들은 우대금리는 지속해서 없애고, 대출 가능 한도도 낮춰 왔다.

이런 조치에도 은행들이 당국에 보고한 총량규제 목표치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자 은행들은 전에 없던 한도 낮추기와 '창구 차단'이라는 방법까지 내놨다.

▲KB은행, 1억 넘는 신용대출 중단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연말까지 1억원이 넘는 모든 가계 신용대출을 원칙적으로 막는다.

또 다른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KB국민은행 주택담보대출로 갈아타는 '타행 대환 주택담보대출'도 연말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앞서 9일부터 대출상담사를 통한 주택담보·전세대출 모집도 전면 금지했다.

신한은행은 비대면 직장인 신용대출 중단을 결정하기 전에 이날부터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 신용대출 한도를 일제히 2억원으로 낮춘다.

기존 전문직 신용대출 한도는 각 특정 직군별 상품에 따라 2억5천만∼3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최고 한도가 1억원이 낮아진다.

우리은행은 11일 비대면 신용대출 주력 상품인 '우리 WON하는 직장인대출' 판매를 중단했다.

[캡처=금융감독원 보도자료]
[캡처=금융감독원 보도자료]

▲10월 은행대출 연체율 0.34%…전월 대비 소폭 상승

한편 금융감독원은 14일 지난 10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은 0.34%로 전월 말 대비 0.04%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0.12%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10월 중 신규 연체 발생액(1조3천억원)은 전월 대비 3천억원 늘었다. 연체채권 정리 규모(6천억원)는 전월보다 1조8천억원 줄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분기 초에는 연체율이 조금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며 "전반적으로는 연체율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으나 정부가 시행한 만기연장·이자상환 유예 등 지원책 영향이 연체율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차주별로 살펴보면 기업대출 연체율은 0.42%로 전월 말보다 0.05%포인트 상승했다. 작년 같은 달 대비로는 0.18%포인트 하락했다.

대기업대출 연체율(0.28%)은 전월 말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으며, 중소기업대출 연체율(0.45%)은 전월 말보다 0.06%포인트 올랐다.

가계대출 연체율(0.23%)은 전월 말(0.22%) 대비 0.02%포인트 상승했으며 작년 동월 말(0.29%) 대비 0.06%포인트 하락했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연체율(0.16%)은 전월 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고,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신용대출 등)은 전월 말(0.36%) 대비 0.04%포인트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