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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로 바뀌는 대기업 채용…신입공채 4년째 줄어

주요 대기업들이 정기 채용 방식에서 벗어나 수시 채용으로 전환하고 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가장 최근 내년부터 대졸 신입사원 정기 채용을 전면 폐지하고 전원 수시 채용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앞서 SK그룹은 2019년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전 계열사가 동시에 뽑는 정기 채용에서 계열사별로 수시 채용하는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전환해 2022년부터 100% 수시 채용을 하기로 내부 계획을 세웠다.

SK그룹 측은 "취업 준비생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수시 채용으로 전환해 왔고, 내년에는 정기 채용을 아예 하지 않을 예정이다"고 밝혔다.

그동안 SK그룹은 매년 상·하반기 정기 채용과 수시 채용 등을 통해 연간 8500여명 규모를 선발해왔다.

2019년에는 10개 관계사가 동시에 대졸 신입사원을 정기 채용했고, 작년에는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 C&C, SK브로드밴드, SK매직 등 6개 관계사가 정기 채용 과정을 진행했다. 다만 이번 수시 채용 전환 방침에 따라 올해는 대다수의 관계사가 정기 채용을 함께 진행하는 대신 사별로 수시로 인재를 선발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아직 올해 전체 채용 규모를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대략 예년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 정기 채용 폐지 움직임 이어질 듯

앞서 LG그룹은 매년 상·하반기 두차례 실시하던 정기 채용을 작년부터 폐지하고 연중 상시 채용으로 전환했다. 또 신입사원 70% 이상을 채용 연계형 인턴십으로 선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매년 상·하반기에 정기 공채를 해오던 KT 역시 작년부터 공채 폐지를 선언하고 수시·인턴 채용으로 전환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2019년부터 대졸자 공채를 없애고 수시 채용을 하고 있다.

이는 선발에 대규모 자원이 소요되는 정기 채용보다 수시 채용 방식이 경쟁력 있는 인재를 선발하는 데에 더 낫다고 판단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글로벌 주요 기업은 그때그때 필요한 인재를 수시로 뽑고 있다.

이와 관련, 한 관계자는 "한꺼번에 많은 인원을 선발하려다 보면 비용도 많이 들고 소위 말하는 스펙 위주로 검증할 수밖에 없어 유능한 인재를 적시에 선발하는 데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고 말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수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모여 시험을 치르기 어려워진 것도 이 같은 움직임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삼성은 코로나 여파로 작년 상·하반기 신입사원 공개 채용 필기시험 직무적성검사(GSAT)를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도 했다.

◆ 대기업 신입공채 4년째 감소세

현재 대기업 대졸신입 공채모집 비율이 4년 연속 줄어들고, 반대로 수시모집 비율은 해마다 늘어나는 상황이다.

취업정보업체 인크루트가 대기업 104곳 등 총 705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졸신입 공채 모집 비율은 2019년 하반기 49.6%에서 지난해 하반기 39.6%로 10.0%p 줄어들었다. 올해 역시 9.5%p 줄며 비슷한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와 반대로 수시 비율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9년 하반기 30.7%에 머물던 대졸 수시 모집비율은 지난해에 들어 41.4%로 10%p 이상 늘었고, 올해는 전년대비 8.5%p 증가했다.

특히 올해 신입사원을 뽑겠다는 기업은 38.7%로 지난해 41.2% 대비 2.5%p 줄었다.

서미영 인크루트 대표는 "올해 대기업의 공채모집 비율은 지난해보다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며 "대기업 신입공채는 대규모 채용을 견인해 온 선발 장(場)이기도 했던 만큼, 전체 신입사원 모집규모 감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닐지 우려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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