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에 상장된 중국의 유인 드론업체 '이항'의 주가가 '매출 조작' 의혹으로 폭락해 '서학 개미'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17일 세계증시 현황을 보면, 이항 홀딩스 주식은 16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62.69% 급락한 46.30달러에 거래됐다.
이와 관련, 로이터 통신은 공매도 투자 업체인 울프팩리서치가 이항에 대해 부정적인 보고서를 낸 뒤 이 회사 주가가 급락했다고 전했다. 울프팩리서치는 보고서에서 "이항이 생산, 제조, 매출, 사업 협력 등에 대해 거짓말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이항은 자율주행 에어택시 개발로 주목을 받으면서 최근 주가가 고공행진을 해온 업체다. 이 회사 주가는 작년 12월초 13.62달러에서 이달 12일 124.09달러로 두달여 만에 9.1배 수준으로 급등했다.
지난해 11월 한국에서 국토교통부와 서울특별시 공동 주최로 진행된 드론배송·택시 실증 행사에서도 이항이 개발한 드론택시가 선을 보였다.
이 회사 주식은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 개미'들로부터도 인기를 끌어 국내 투자자의 피해가 우려된다.
한국예탁결제원이 보관하는 국내 투자자의 이항 홀딩스 주식 보유 잔액은 지난 16일 기준 5억5000만달러(한화 약 6086억원)에 이른다. 이는 국내 투자자의 보유 해외 주식 중 상위 10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항 홀딩스 측은 울프팩리서치의 보고서에 수많은 오류와 근거없는 진술 및 오해가 포함돼 있다며, 회사와 모든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고 적절한 조치를 고려할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국가 증권 소송사인 블락 앤 레비턴이 이항 홀딩스 및 일부 임원의 증권사기 책임 여부 조사에 나서는 등, 이번 급락세는 조정 차원에서 끝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학 개미로서는 더 큰 손해를 막기 위해 손절매(sale with a loss, stop loss)에 나설 경우, 4000억원에 가까운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