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 대표주 삼성전자 주가가 올해 들어 최저가를 기록하며 '팔만전자'도 위태로운 모습이다.
10일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시가인 8만2400원에서 장중 8만700원까지 떨어졌다. 특히 오후 2시35분 매수호가 10단계 7만9900원, 매수잔량 8만9958주가 나오기도 했다.
올해 첫 거래일을 8만3000원으로 시작한 삼성전자는 지난 1월11일에는 주가가 9만1000원까지 치솟으며 마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외국인과 기관 중심의 차익 매물이 대거 쏟아져나오면서 고가 대비 10% 이상 떨어지는 등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 외국인이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수한 날은 전날까지 44거래일 중 10거래일에 불과하다.
이 기간 외국인은 하루 평균 177만7827주, 총 7822만4379주를 팔아치웠다. 보유 지분율도 1월4일 55.73%에서 9일 54.60%까지 낮아졌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 주가는 1월11일 9만1000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계속되는 하락세로 전날 8만1400원까지 떨어졌다. 이 기간 평균 주가는 약 8만4600원으로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하루에 1504억원, 올해 들어서만 6조6190억원을 매도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기관 또한 올해 들어 삼성전자 주식을 44거래일 중 30거래일에 매도했다. 평균 매도량 및 매도금액은 212만8636주 1801억원이며, 총 매도량 및 매도금액은 9365만9963주 7조9251억원에 이른다.
특히 국민연금의 경우 최근 두 달여 만에 4226만8143주(0.70%)를 팔았다. 이는 올해 전체 기관 투자자의 삼성전자 주식 순매도 규모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다.
전날 국민연금은 지난 4일 현재 삼성전자 보통주 5억9641만9637주(지분율 9.99%)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보유 지분이 10%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8년 12월28일(10.69%) 10%를 넘어선 이후 처음이다.
국민연금은 2019년 말에는 삼성전자 보통주 6억3371만6703주(10.61%)를 보유했다. 이후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주가가 급락하자 삼성전자 보통주를 대거 사들였다. 지난해 5월 6일 기준 보유 주식수가 6억6828만9877주(11.19%)까지 치솟으며 정점을 찍은 뒤 이후 주가가 점차 상승하자 차익 실현에 주력했다.
삼성전자 주가 하락과 보유 주식수 축소로 국민연금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 가치는 작년 말 51조7337억원에서 지난 9일 48조5485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이같은 외국인과 기관의 삼성전자 주식 매도에 대해,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외국인들이 한국 시장을 팔 때는 대표주를 던지는데, 삼성전자 약세는 최근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외국인들이 연일 시장에서 순매도를 나타내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국민연금의 삼성전자 매도는 높아진 자산의 비중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규모는 줄더라도 당분간 매도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지속적인 매도에 대한 비판 여론도 있는 만큼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