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수에즈 운하 사고가 7일만에 수습된 가운데, 한국증시에서 주요 해운주들의 약세가 이어졌다.
30일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에서 HMM 주가는 전일대비 9.21%(2850원) 급락한 2만8100원을 기록했다. 팬오션 주가는 3.10%(200원) 하락한 6260원, 대한해운 주가는 2.97%(105원) 하락한 3435원을 기록했다.
지난 26일 컨테이너선사인 HMM 주가는 15.96% 폭등하기도 했다. 수에즈 운하 사고 여파로 물류 대란이 장기화되고 운임이 상승하면 국내 해운사들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된데 따른 것이었다.
앞서 파나마 선적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이집트 수에즈 운하 북쪽에서 멈춰서면서 수로를 오가는 수많은 선박 운항에 차질이 생겼다.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기 위해 대기 중인 선박은 380∼400척에 달하며, 대기 중인 선박을 모두 통과시키는 데만 5∼6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29일 전날 좌초된 선박이 정상 항로로 되돌아왔다는 소식과 함께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해운주들은 지난주 상승분을 반납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HMM 주식을 각각 1292억원과 626억원어치나 순매도했고, HMM 주가는 9.37% 급락했다. 팬오션 주가(-5.42%)와 대한해운(-5.60%) 주가도 5%대 하락했다.
특히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의 HMM 공매도 수량 및 금액은 지난 26일 5575건 1억8000만원, 29일 1556건 4800만원에 이른다.
HMM의 경우 수에즈 운하 재개가 수일 더 걸릴 수 있다는 우려에 대응해 지난 28일 선박 4척을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 노선으로 우회하기로 한 것이 오히려 주가에 악재로 반영됐다.
희망봉을 돌게 되면 수에즈 운하 노선보다 약 9000㎞를 더 항해해야 해 소요 기간이 7~10일 더 걸리고, 연료비 부담비도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
전날 밤부터 선박의 통항이 순차적으로 재개됐지만 HMM의 2만40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스톡홀름호와 로테르담호, 더블린호, 5000TEU급 부정기선 HMM 프레스티지호 등 선박 4척은 예정대로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 우회 노선을 항행하고 있다.
다만 그동안 인근 해상에서 대기했던 HMM의 2만4000TEU급 그단스크호는 이날 오후 수에즈 운하로 통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