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200, 코스닥150 공매도 3일 부터 재개
미래에셋증권 "주가 부진 후 3개월 정도가 지나면 상승 전환" 전망
주식 흐름 바꾸지 못하면서도 수익내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공매도가 재개되는 가운데 주가 흐름에 대한 전망이 나왔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일단 빌려서 팔고서 주가가 내려가면 주식을 사서 갚아 차익을 실현하는 투자기법이다.
공매도는 주가 버블 방지와 유동성 공급 등 순기능이 있으나 하락장에서 주가 하락을 부추기고 시장을 어지럽히는 주범으로 지목됐다.

금융당국은 3일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주가지수 구성 종목을 대상으로 공매도를 재개한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공매도 금지가 풀리면 종목별 단기 주가 변동은 불가피해도 전체 지수 방향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한다.
2일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2009년 5월 공매도 재개 후 한달 간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0.5%, 7.0% 하락했다.
그러나 공매도 재개 후 3개월이 되자 코스피는 14.7%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3.4% 하락했지만 1개월 등락률과 비교하면 낙폭이 줄었다.
2011년 11월 공매도 재개 후에는 일주일간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각각 2.7%, 2.3% 내렸다. 반면 공매도 재개 후 3개월 등락률로 보면 두 지수가 각각 5.0%, 2.3% 상승했다.
앞서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때 한시적으로 공매도가 전면 금지됐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재개 이후 단기 성과는 금지 기간에 주가 상승률이 높았던 코스닥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며 "이후 코스피와 코스닥지수 성과는 거시경제 환경이나 기업 실적에 동조화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풀이했다.
IBK투자증권은 업종이나 종목별로는 고평가된 성장주의 주가 흐름이 공매도 재개 후 상대적으로 부진한 편이었다고 분석했다.
이정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공매도 제한 조치가 해제된 후 공통점은 성장주 수익률이 가치주 대비 하회한 점"이라며 "즉 고(高) PER 종목과 주가가 그동안 많이 오른 종목이 타깃이 됐다"고 설명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공매도로 인한 변동성 확대를 지적하면서 시장의 방향성은 바꾸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한지영 연구원은 "공매도 재개가 개별 종목 및 업종, 더 나아가 국내 증시 전반에 단기 변동성 확대를 만들어낼 수 있다"며 "하지만 증시 역사를 뒤돌아봤을 때 공매도가 시장의 방향성은 바꾸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강세장 기간에는 공매도 전략 자체가 플러스 수익을 내기 어려운 경향이 있다"며 "최근 증시가 기간 조정을 받긴 했지만 글로벌 경기 정상화 기대, 국내 수출 실적 등을 고려하면 강세장 기조는 유효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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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이후 가치주 매수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정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성장주, 바이오주,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은 종목을 위주로 고점 대비 주가 하락 가능성은 있다"며 "공매도 영향력은 1개월 정도로 판단하고 해당 기간 가치주를 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첫날부터 공매도 재개 직전인 지난달 30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77.70%, 87.68% 올랐다.
이 기간 증시가 빠르게 회복한 만큼 이제 다시 공매도 물량이 나오면 그동안 주가가 급등한 종목을 중심으로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크다.
이에 코스피와 코스닥은 최근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달 27일부터 30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4일 연속 하락했다. 나흘간 하락률은 각각 2.17%, 4.52%다.
공매도 재개 대상인 코스피200과 코스피150 지수는 같은 기간 각각 2.31%, 6.15% 내려 더욱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