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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 체제' 남양유업 주가 하락반전

유제품 불가리스의 코로나19 효과를 과장해 비판을 받은 남양유업이 경영 쇄신에 나서기로 한 가운데 주가는 약세를 나타냈다.

10일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에서 남양유업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500원(0.40%) 내린 37만1000원을 기록했다.

최근 1개월간 남양유업 주가 현황
▲ 최근 1개월간 남양유업 주가 현황, 자료=한국거래소(KRX).

이날 남양유업 주가는 장 초반부터 오르며 오전 10시 이후에는 3%대의 강세를 나타내기도 했지만, 점차 상승폭이 줄어들기 시작해 장 막판 하락반전됐다. 앞서 회사 주가는 지난 7일(-3.87%)을 제외하고는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4월29일 32만1500원에서 6일 38만7500원까지 올랐었다.   

이날 회사 측은 남양유업은 지난 7일 긴급 이사회를 소집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대주주에게 소유와 경영 분리를 위한 지배구조 구조 개선을 요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3일 사의를 표명한 이광범 대표이사는 차기 경영진을 선임할 때까지만 대표직을 유지할 방침이다.

◆ 매출 5000억원 이상 상장사 중 유일하게 개인 지분 50% 넘어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2500여 상장사 중 개인주주 지분이 50% 이상인 상장사는 34곳이다. 이 가운데 작년 매출 외형이 5000억원을 넘어선 곳은 남양유업이 유일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남양유업의 지분 구조를 보면 최대 주주는 홍원식 회장으로 51.68%를 보유하고 있고 홍 회장의 부인과 동생 등 일가 주식을 합하면 53.08%에 이른다.

남양유업의 최근 보고서 기준 이사회에 활동하는 인원은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2명으로 총 6명이다. 이중 오너가는 홍원식 회장을 포함해 지송죽 이사, 홍진석 상무 세 명이다. 지송죽 이사는 홍원식 회장의 모친이고, 홍진석 상무는 홍 회장의 아들이다. 홍 상무는 지난달 보직 해임된 상태다.

현재 기준으로 볼 때 이사회 중 50%인 절반이 가족 구성원으로 채워진 셈이다. 이 가운데 지송죽 이사는 1929년생으로 올해 93세로 고령인데다 최근 3년간 이사회 참석률은 0%이다.

한편, 지난 4일 '불가리스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 홍원식 회장은 지난해 남양유업에서만 15억원 상당의 보수를 지급 받았다. 등기임원 개인별 급여가 공개되기 시작한 지난 2013년에는 13억1400만원으로 해당 회사에서 가장 높은 보수를 챙겼다. 지난 2013년부터 2020년까지 홍 회장이 챙긴 급여액만 해도 127억원에 달했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이 회사 전문경영인이 5억원 이상 급여를 받은 해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이와 함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홍 회장은 지난 1977년부터 근무해 2020년까지 40년 넘게 재직해왔다. 최근 회장직에서 물러나기로 했기 때문에 올해 받게 될 퇴직금만 해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 오너가 이사회 비율 낮아질까

남양유업은 최대주주 지분만 해도 50%가 넘어 경영권 방어를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이것이 양날의 검과 같이 장점이면서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대주주 지분이 50%를 넘는 상황에서 혁신을 하겠다는 것은 결국 오너가의 이사회 비율을 대폭 낮춤으로써 보다 선진화된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 이외에는 뚜렷한 대안책이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국CXO연구소 관계자는 "모든 오너 일가가 이사회에서 퇴진하거나 아니면 오너가 한 명 정도만 남겨두고 나머지 이사회 멤버는 새로운 제3자로 구성하는 것을 심도 깊게 검토해봤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대외적으로 남양유업의 오너가를 견제하면서도 투명한 경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이사회에 대한 개편을 강조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