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미국 기대인플레이션 10년 만에 최고. 구리·철 원자재 가격 올라

미국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이 2011년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이란 앞으로의 기대 심리를 반영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의미한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10일(현지시간) 발표한 4월 소비자 기대지수 조사(SCE) 결과를 보면 물가 상승 기대치(중앙값)는 향후 1년간 3.4%로 집계됐다.

SCE는 뉴욕연은이 약 1천300가구를 패널로 선정해 벌이는 것으로, 조사 결과는 일종의 소비자 심리 지표다.

파월

▲5년 기대인플레이션 2011년 이후 최고 수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5년 기대인플레이션율(BEI)은 이날 2011년 4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경제통계(FRED)에 따르면 10년 기대 인플레이션율(BEI)은 지난 10일 2.54%로 전 거래일보다 0.05%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이 앞으로 10년 동안 평균 2.5%대를 넘어서는 물가상승률을 예상한다는 뜻이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일반 국채와 물가채의 금리 차이에 기초해 산출한다.

로이터통신은 연준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지속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하면서 달러화 가치를 갉아먹을 것이라는 투자자들도 늘어 이날 달러화 가치는 거의 10주 만의 최저치 수준을 맴돌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실물 시장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공급망 차질의 여진이 남아있는 가운데 미국 등이 경제 회복세를 보이면서 구리, 철 같은 원자재부터 옥수수, 콩 등 농산물까지 적지 않은 품목의 가격이 오르고 있다.

이중 많은 전자제품 등에 들어가는 구리의 국제 가격은 지난 8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고 기본 광물인 철강 원자재 가격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농산물 가운데는 옥수수 가격이 올해 들어 거의 50% 올랐고 대두는 2012년 이후 최고치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세계적인 배터리 업체인 에너자이저 홀딩스의 최고경영자(CEO) 마크 러바인은 이날 실적 발표 후 가진 콘퍼런스콜에서 운송, 원자재, 임금 등 늘어나는 비용 부담이 "일시적이라고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 경제매체 마켓워치는 러바인의 이런 평가는 최근 물가 상승이 일시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라는 연준의 진단과는 반대라고 전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물가가 지속적으로 올라가는 것을 목격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면서 제로 수준의 금리와 현 수준의 자산매입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