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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출산율 또 역대 최저. 정부 출산대책 백약무효

올해 1분기 출산율이 또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게다가 올해 1분기 혼인 건수마저 크게 줄어 2분기에 출산율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처럼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자연감소가 17개월 연속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의 막대한 예산을 들인 출산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밑빠진 독에 물 붓기' 정책이 아니냐는 쓴소리도 나온다.

출산율을 높이고 혼인 건수를 늘리는 데 예산도 필요하지만 주거 안정 등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1분기 출생아 7만명 역대 최소…출산율도 역대 최저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국 출생아 수는 7만519명으로 작년 동기보다 3133명(-4.3%) 감소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1년 이래 1분기 기준 최소 기록이다.

1분기 합계출산율이 0.88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0.03명 감소하면서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의 수를 뜻한다.

분기별 합계출산율은 2019년 2분기부터 8개 분기 연속으로 1명을 밑돌았다. 여성이 가임기간 동안 아이를 1명도 낳지 않는다는 의미다.

연령별로 보면 25∼29세 여성의 출산율이 1년 새 2.7명 감소했으며, 30∼34세(-2.5명)와 24세 이하(-0.7명)에서도 출산율이 떨어졌다.

다만 35∼39세(0.1명)와 40세 이상(0.2명) 여성의 출산율은 작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했다.

정부는 올해 저출산 및 고령사회 등 인구문제를 대응하기 위해 73조에 육박하는 예산을 편성했다.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지난 3월 말 제35차 위원회를 열고 '2021년도 중앙행정부처 및 지방자치단체 저출산 고령사회 시행계획'을 확정하고 인구문제 대응을 위해 올해 72조7000억원의 예산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 중 46조7000억원은 저출산, 26조원은 고령사회에 대책에 대한 예산이다.

김수영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1분기 기준 출생아 수 자체는 역대 최저였으나 30대 후반과 40대 여성 출산율이 증가하면서 출생아 수 감소 폭은 다소 줄었다"고 설명했다.

출생아

▲인구 17개월째 자연 감소. 올해 7천명 줄어

3월 출생아는 2만4천54명으로 1년 전보다 152명(-0.6%) 줄었다. 출생아 수는 2015년 12월부터 64개월 연속으로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를 이어갔다.

인구 1천명당 연간 출생아 수를 뜻하는 조출생률은 5.5명이었다.

반면 3월 사망자 수는 2만6603명으로 1년 새 749명(2.9%) 증가했다.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3월 인구 자연증가분은 -2549명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우리나라 인구는 2019년 11월 이후 17개월째 출생아 수보다 사망자 수가 더 많은 자연감소를 이어갔다.

1분기 누계 기준으로는 7039명 자연감소를 기록했다. 자연감소 폭은 작년 1분기(-6046명)보다 더욱 확대됐다.

▲1분기 결혼 17.6% 급감. 혼인 건수 역대 최저

올해 1분기 혼인 건수는 4만8016건으로 작년 동기보다 1만264건(-17.6%) 줄면서 1분기 기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3월 기준 혼인 건수(1만6763건)도 1년 전보다 13.4% 감소해 역대 최저치다.

연령별 혼인율은 남자의 경우 30대 초반에서, 여자는 20대 후반에서 가장 크게 감소했다.

한편, 1분기 이혼 건수는 작년 동기 대비 848건(3.5%) 증가한 2만5천206건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 보면 남자와 여자 모두 50대와 60대 이상 이혼율이 작년 동기 대비 늘었다.

혼인 기간별로는 동거 기간이 20년 이상인 부부의 이혼 건수가 1만191건으로 1년 전보다 16.9%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