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도 등 아시아 주요국에서 에너지 부족 사태가 날로 심각해지는 가운데 천연가스 가격 폭등으로 인해 이를 대체하는 액화석유가스(LPG), 중유 등의 가격도 뛰어오르고 있다.
6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시아에서 취사·플라스틱 제조 등에 쓰이는 프로판가스의 가격은 2016년 이후 최고치로 급등했다.
프로판가스는 부탄가스와 함께 LPG의 주요 성분으로 아시아에서 LPG의 수요에 비해 공급이 달리면서 LPG 가격이 오르고 있다.
지난 4일(현지 시각) 전문지 JPT(Journal of petroleum technology)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 정보청(EIA)은 9월 22일 자로 마감된 주에 프로판 100만 BTU의 비용이 석유보다 1.80달러 높았으며 이는 전주의 0.67달러에서 상승했다고 보고했다.
지난달 미국에서 아시아로 향한 LPG 선적 양은 전월보다 30% 이상 감소, 올해 2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또 LPG 최대 생산지인 사우디아라비아는 LPG 가격을 7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렸다.
이처럼 LPG 가격이 뛰는 것은 전력난에 시달리는 중국 등이 천연가스 가격을 천정부지로 끌어올리면서 아시아 각국에서 대체연료로서 LPG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JPT는 천연가스 가격이 세계적으로 두 배 이상 뛰었으며 겨울을 앞두고 그 파급력은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 천연가스 가격이 올해 거의 140% 급등한 $6/백만 BTU를 기록했다. 미국 가스 가격이 2014년 이후 5달러를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라이스타드(Rystad)의 석유 시장 대표인 비요르나 톤하우겐(Bjornar Tonhaugen)은 “전기 및 천연가스 가격이 기록적일 만큼 치솟으면서 연료 집약적인 산업 생산이 중단됐으며 석유 관련 산업에 연쇄 효과가 일어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톤하우겐 대표는 "유럽에서 지난 겨울이 평년보다 추워 저장된 가스량이 적었던 데다 팬데믹에서 세계 경제가 살아나면서 전 세게적으로 가스 수요가 급증했다. 그 결과 아시아의 LNG, 유럽의 천연가스 및 세계 석탄 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게다가 기타 연료 관련 제품 가격이 에너지 가격 상승세에 연동해 오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금융 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천연가스 가격은 올해 들어 이날까지 약 153% 폭등했다.
앞서 이달 초 중국 에너지 분야를 담당하는 한정(韓正) 부총리는 에너지 기업들과 긴급회의를 소집해 정전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가 운영에 충분한 연료를 무슨 수를 써서라도 확보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겨울철을 앞두고 아시아 각국이 고가의 천연가스 대신 LPG, 중유 등 대체연료 확보에 나서면서 중유 재고도 감소하고 있다.
아시아 주요 유류 저장 장소인 싱가포르의 경우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의 중유 수입량 증가로 중유 재고량이 약 2년 만에 최저치로 줄었다.
여기에 동절기 연료로 쓰이는 등유 수요도 늘고 있어 겨울을 앞두고 아시아 일대의 에너지 대란은 한층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