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이 오너 경영이 아닌 전문경영인 투톱 체제로 전환했다.
이병학 생산부문장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박준 부회장과 공동 경영을 하게 됐다. 생산 전문가인 이 신임 부사장은 해외사업 전무가인 박 부사장과 공동으로 농심 경영을 한다.
이 부사장은 충남대학교 농화학과를 졸업한 뒤 1985년 농심에 입사해 36년간 생산 현장에서 근무해온 생산 전문가다. 농심 공장의 자동화와 최첨단 생산공정 도입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2017년 농심 전 공장의 생산을 책임지는 생산부문장 전무로 승진했다.
농심이 이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한건 향후 생산 효율화와 제품력에 역량 집중을 하기 위함이다. 글로벌 식품 기업을 향해 나가고 있는 농심이 내실 다지기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계 시장에서 농심은 성장세에 있다. '신라면'의 경우 해외서 주목 받고 있으며 전세계 100여개국에 진출해 있는 상황이다. 농심은 2019년 기준 세계 라면 기업 중 5위였다(점유율 5.3%). 올 해 점유율은 5.7%이며 6위와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신동원 회장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고 그룹 회장직만 맡게 됐다. 그간 지속돼온 오너경영이 중단된 것이다.
그러나 오너 경영과 관련해 아예 중단된 것은 아니라고 알려진다. 재개 가능성도 열어뒀기 때문이다. 신 회장의 장남인 신상열 부장이 구매 담당 상무로 승진해 경영 수업을 시작했다. 신 상무는 2019년 경영기획팀 평사원으로 입사한 이후 3년 만에 첫 승진했다. 그는 현재 20대 후반이라 경영 전면에 나서기 까지는 시간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다.
식품 업계 한 관계자는 "전문 경영인은 전문가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대를 이어 하는 오너 경영보다 시장 상황에 유동적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 된다"라며 "수준 있는 기업이 되기 위해선 품질 수준을 높여야 하기 때문에 농심이 내실 다지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