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유로존도 '인플레 쇼크'에 조기 금리인상설 대두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인플레이션이 예상을 뛰어넘어 역대 최고로 치솟자 유럽중앙은행(ECB)이 조기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연합(EU) 통계청인 유로스타트는 유로존의 1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5.1% 뛰어 1997년 통계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4.4%를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지난해 12월의 물가 상승률은 5.0%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ECB가 7월까지 기준금리를 0.1%포인트 높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로화 가치는 이날 0.4% 오른 달러당 1.1315유로를 나타냈다.

유로존의 물가를 끌어올린 것은 1월에 28.6% 급등한 에너지 가격이다. 에너지와 식품 같은 변동성이 높은 품목을 제외하고 근원 물가지수는 2.3% 올랐는데 전월의 2.6%보다는 상승률이 낮아진 것이다.

강한 수요 덕분에 기업들이 부품·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을 소비자에게 넘기고 있어 향후 몇 개월간 인플레이션이 더 심해질 가능성도 있다.

3일 열리는 ECB 통화정책회의에서는 논의가 인플레이션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피트 크리스티안센 도이체방크 수석전략가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미 CNBC 방송은 라가르드 총재가 사상 최고로 오른 물가 때문에 금리 인상 압력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영국은 이미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후 세계 주요 국가 중에 처음으로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올렸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3월에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그간 ECB 정책 결정자들은 금리를 올릴 필요가 없다고 말해왔지만, 트레이더들은 금리 인상에 점점 베팅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올 연말까지 0.25%포인트의 인상을 예상한다. 이는 현재 마이너스(-)0.50%인 ECB의 기준금리가 -0.25%까지 오른다는 뜻이다.

블룸버그는 중기적으로 임금 상승이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로존의 실업률은 하락했고 이는 임금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영국에서도 물가 급등으로 이날 기준금리가 또다시 오를 가능성이 전망된다.

많은 전문가는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이 2004년 이후 처음으로 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본다.

앞서 영국은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0.1%에서 0.25%로 올렸다. 영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3년여만이었다.

이날 통화정책회의에서도 기준금리를 0.25%에서 0.50%로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영국의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과 비교해 5.4% 올랐다. 전월의 5.1%보다 높아지면서 1992년 3월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잉글랜드은행은 물가 상승률이 봄에 6%를 찍을 것으로 예상했고 시장에서는 7%대 상승 예상도 나온다.

한편 브라질 중앙은행은 지난 2일 기준금리를 10.75%로 1.5%포인트 올렸다.

기준금리가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거의 5년 만이다.

물가 상승 압력이 계속되고 있어 브라질 중앙은행은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전년 대비 물가 상승률은 10.2%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