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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휴전' 없는 미중 전략경쟁…쿼드·한미일 회의로 中압박

'올림픽 휴전' 없는 미중 전략경쟁…쿼드·한미일 회의로 中압박

베이징 동계 올림픽·패럴림픽 기간을 전후해 전쟁을 하지 말자는 내용의 유엔 총회 '올림픽 휴전' 결의가 지난해 12월 채택됐지만 '총성 없는 전쟁'인 미·중 전략경쟁은 올림픽 기간에 심화하는 양상이다.

▲美, 외교보이콧 이어 경제·군사 면에서 대중 압박

중국 신장(新疆) 인권 문제를 이유로 베이징올림픽 외교 보이콧(정부 관계자를 파견하지 않는 것)을 택함으로써 올림픽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던 미국은 올림픽 기간 경제·군사 측면에서 중국을 압박·견제하는 조처를 잇달아 내놨다.

미국은 경제 측면에서 지난 7일(현지시간) 중국 기업 33곳을 대거 수출 통제 대상인 '미검증 리스트'(unverified list)에 추가로 올렸다. 특히 중국이 꿈꾸는 '반도체 굴기'를 위한 핵심 회사로 꼽히는 상하이마이크로일로트로닉스(SMEE·上海微電子裝備)를 포함한 것이 눈에 띄었다.

같은 날 미국 국방부는 1억 달러(약 1200억원) 규모의 패트리엇 미사일 프로젝트 서비스를 대만에 판매하는 방안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외교면에서 미국은 11일 '쿼드'(Quad·미국·인도·호주·일본) 외무장관 회담, 12일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등을 잇달아 개최하며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대 중국 견제를 강화한다.

블링컨 美 국무부 장관 [AP/연합뉴스 제공]
블링컨 美 국무부 장관 [AP/연합뉴스 제공]

▲中, 러와 공조 강화…북한·이란·우크라 문제서 철저히 미국 반대편

여기에 맞서 중국은 올림픽 개막일인 4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정상회담을 통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확장과 미국 주도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차원에서 이뤄지는 호주 핵추진 잠수함 건조 지원 등을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중·러 간 반미 전략공조를 강화했다.

또한 중국은 미국이 관여하는 국제 현안에서 철저히 미국의 반대편에 섰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7일 호세인 아미르 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과 전화 통화에서 이란 핵 협상 재개 문제와 관련, "이란의 정당한 권익이 각 측에서 충분히 중시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또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9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중국 접경지인 자강도 회중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지를 운용한다는 미 싱크탱크의 분석 등에 대해 "한반도 문제의 근원은 북한이 장기간 안보 위협에 직면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더 나아가 "북한의 정당하고 합리적인 우려에 부응해 대북 제재를 완화하는 조처를 취해야 한다"고 미국에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