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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차기 회장 함영주..'시골 촌놈' 리더십

하나금융지주 차기 회장으로 추천된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의 별명은 '시골 촌놈'이다. 함 부회장의 리더십은 하나금융이 가지고 있는 보수적 이미지와는 다른 면이 있다. 그는 편안한 시골 사람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그는 은행에 다닐 때 '미스 함'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수줍음을 타고 웃을 때도 입을 가리고 웃었기 때문이다. 그의 성품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함 부회장이 생각하는 리더는 완벽해 보이는 모습이 아니다. 조금 허술한 사람이 될 필요가 있다고 그는 본다. 이는 능력이나 실력이 부족한 사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너무 빈틈도 없고 완벽해 보이면 상대가 쉽게 다가올 수 없게 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는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상고에 진학했고 이후 서울은행에 입행했다. 이듬해 단국대 회계학과에 진학해 주경야독했다. 일반 행원 출신인 그는 책임자와 관리자를 거쳐 은행장까지 올랐다. 금융권에서 대표적인 입지전적 인물로 꼽힌다.

함 부회장은 서울은행과 하나은행 통합 후 하나은행에서 충청영업그룹을 이끌며 영업실적을 전국 1위로 올려놨다. 이후 그는 2015년에 당초 주요 후보군을 제치고 초대 통합 하나은행장으로 선임됐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합병해 출범한 통합 하나은행이 물리적 통합은 물론 두 조직간 이질적 문화를 화학적으로 결합해야 하는 과제를 앞에 두고 있었고 이에 대한 적임자로 그가 선택됐다.

그는 2016년 부터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겸직했다. 함 부회장은 같은 서울은행 출신인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의 신임을 받았고 김 회장의 뒤를 이어 하나금융그룹 수장이 된다. 김 회장의 임기는 오는 3월 만료된다.

하나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8일 함 부회장을 포함한 최종 후보 5명을 대상으로 프리젠테이션을 실시하고 차기 그룹 회장 단독 후보로 함 부회장을 추천했다.

당초 함 부회장은 사법 리스크가 걸려 있었다. 여러가지 법률적 리스크 우려가 있었으나, 회추위는 리스크를 안고 가는 것을 선택했다. DLF(금리연계형 파생결합상품) 사태 중징계를 둘러싼 행정선고 1심 선고가 오는 16일 있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5조에는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 받으면 금융회사의 임원이 될 수 없게 돼 있다.

작년 하나금융그룹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33.7% 증가한 3조5261억원이었다. 지주사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연간 순이익이 3조원을 돌파했다. 은행과 비은행 부문이 고르게 성장했던 것이 주효했다.

국내 은행들의 생존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이자 수익과 관련해서는 저금리 시대로 수익률이 떨어져 이자 장사에 의지할 수 없게 됐고 비이자 부문에서 역량을 발휘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14일 재경일보와의 통화에서 함 부회장의 됨됨이에 대해 "시골 출신의 행원으로 시작한 분"이라고 했다. 법률 리스크와 관련해선 "사법적으로 놓여 있는 소는 수일 내에 1심 결과가 나오게 되니 지켜봐주면 좋겠다"며 "타 지주 회장의 전례를 보면, 비슷한 유형으로 봤을 때 긍정적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금융권이나 법쪽에서도 전례를 봤을 때 저희 소송건도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겠나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함 부회장은 다음달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하나금융그룹 차기 대표이사 회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주주총회 일정은 아직 미정이며 공시가 될 것이라고 하나은행 관계자는 전했다.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