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의 풍부한 자원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유 중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가 28일(현지시간) 진단했다.
러시아의 침공에는 안보 요인과 우크라이나라는 국가가 실제로 존재한 적이 없다는 수정주의 이론, 유럽시장으로의 러시아산 석유·가스 지속 공급 보장 등이 꼽혀왔다. 그중에서도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광물, 농업 자산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일으킨 결정적인 배경이라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일단 농업과 석탄을 제외하면 아직 제대로 개발되지 않은 우크라이나의 많은 자원을 손에 넣거나 개발을 방해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고 FP는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경제·에너지 안보를 위해 최근 자원 개발에 나서며 러시아 이외 지역으로 수출을 다각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2013년 석유 및 가스사업 민영화 작업을 시작했으나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병합에 중단됐고, 2017년에 새로운 에너지 전략을 수립하고 최근 다시 적극적인 에너지 개발 행보를 보였지만 러시아 침공에 또 가로막혔다.
포린폴리시는 우크라이나의 자원 다수가 현재 러시아에 점령됐거나 집중 공격을 받는 동부 지역과 흑해에 매장돼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의 막대한 농업 자산도 러시아의 목표물이 됐다. 러시아는 침공 초기부터 농장과 곡물창고 등 농업 시설을 파괴했다. 우크라이나 여러 항구를 점령함으로써 곡물 수출도 차단했다.
러시아는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돈바스 해방'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특수군사작전'이라고 명명한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는 돈바스와 남부 해안 지역을 점령해 크림반도와 연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포린폴리시는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해안선 장악이라는 러시아의 목표가 우연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의 원유 절반 가까이와 천연가스 72%, 석탄 대부분이 이 지역에 있으며, 세계적으로 수요가 몰리는 희토류 등 광물자원도 도네츠크주 등 러시아가 공략 중인 지역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은 이러한 자원 생산에 지장을 줄 뿐만 아니라 수출을 막고 향후 투자도 불투명하게 만들었다고 포린폴리시는 분석했다.
매체에 따르면 러시아는 크림반도 강제합병과 이번 침공으로 남부 해안선 일대를 장악하면서 천연가스 등 우크라이나의 연안에 매장된 대규모 탄화수소 자원의 약 80%를 지배하게 됐다.
포린폴리시는 우크라이나의 주요 생산 지역을 점령하거나 불안정하게 만든 러시아가 식량, 에너지, 희토류 등 중요 광물을 포함한 세계 원자재 시장을 상당 부분을 지배하게 됐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