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인앱결제 관련 방침을 따르지 않고 있던 카카오가 카카오톡의 웹결제 아웃링크를 일단 삭제하고 구글에 앱 업데이트 승인을 요청키로 했다.
또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구글이 웹결제 아웃링크를 허용하지 않는 점에 일명 '인앱결제 강제금지법'(개정 전기통신사업법)을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하고 행정조치로 이어질 수 있는 사실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카카오는 구글의 방침을 일단 따르기로 하되, 방통위는 기존의 실태점검을 사실조사로 전환해 구글 압박에 나선 것이다.
13일 정보기술(IT)업계와 당국 등에 따르면 카카오는 카카오톡 앱 내 웹결제 아웃링크를 삭제키로 하고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업데이트 승인을 요청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지난 4월 인앱결제 시스템을 의무화하면서 플레이스토어 등록 앱에는 웹 결제를 위한 아웃링크를 게시하지 못하도록 했으나, 카카오는 이 방침에 따르지 않고 카카오톡 안드로이드용 앱 내에 웹 결제를 위한 아웃링크를 유지해왔다.
이에 따라 구글은 지난달 30일 공개된 카카오톡 최신 버전(v.9.8.6)의 업데이트를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중단했다.
이후 방통위는 이달 7일 카카오와 구글 관계자를 불러 면담했으며, 당시 카카오 측은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아웃링크 삭제 가능성을 내비쳤다.
방통위는 당시 면담에서 구글 측에 웹결제 아웃링크를 이유로 앱 업데이트를 거부하는 건 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여러차례 통보했다.
방통위는 현재 진행 중인 구글 실태점검에서 웹결제 아웃링크 승인 거부와 함께 자사 인앱결제 등 특정한 결제방식을 유도하는 행위, 앱 심사 지연 행위 등이 법상 금지행위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중점 점검하고 있다.
방통위는 위법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만큼 신속하게 실태점검을 마무리하고 사실조사로 전환할 계획이다. 사실조사에서 위법 행위가 구체적으로 확인되면 과징금과 시정명령, 개선권고 등 조처가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방통위의 자료 제출 요구에 소극적으로 임하고 있는 구글이 방통위 입증자료에서 미흡한 점을 찾아내 소송을 벌이면 장기전이 될 가능성도 있다.
또 애플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어 방통위의 입장은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방통위가 꼼꼼한 조사를 통해 충분한 입증자료를 확보하기 전에 국회나 국내 업계단체 등의 압박에 밀려 섣불리 과징금 등 처분을 강행할 경우, 재판에서 결과가 뒤집히는 등 역공을 당할 우려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