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2위 완성차업체인 현대차와 기아가 오는 21∼22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가운데 1분기에 이어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2분기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더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민주노총 화물연대 파업 등 각종 악재가 겹쳤지만 고수익 차량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과 환율 상승 등이 이를 상쇄할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연합뉴스가 연합인포맥스 시스템을 이용해 증권업계의 최근 석 달 치 전망을 분석한 결과 현대차의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33조842억원, 2조3천25억원으로 집계됐다. 예상 영업이익률은 6.9%다.
이는 지난해 2분기 실적(매출 30조3261억원·영업이익 1조8860억원)보다 각각 9.1%, 22.1%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현대차는 8년 만에 영업이익이 2조원을 넘게 된다. 현대차는 앞서 2014년 2분기 2조872억원의 영업익을 기록한 바 있다.
같은 그룹사인 기아의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20조2354억원, 1조8405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실적(매출 18조3395억원·영업이익 1조4872억원)보다 각각 10.3%, 23.8% 늘어난 수치다.
예상 영업이익률은 9.1%로, 현대차보다 소폭 높았다.
이러한 전망이 맞아떨어질 경우 기아는 2010년 새로운 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하게 된다. 직전 최대 실적은 지난 1분기의 매출 18조3천572억원, 영업이익 1조6065억원이다.
자동차 업계는 2분기에는 반도체 수급난, 러시아 현지 공장 가동 중단 등의 대외 악재가 상존했지만 도매가 상승과 미국·유럽·인도 등 해외 판매 증가가 현대차·기아의 실적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더해 환율 상승과 인센티브 하락, 고급차·RV(레저용 차량)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도 호재로 작용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상반기 유럽에서 작년 동기 대비 12.6% 증가한 55만6369대를 판매하며 점유율 3위로 뛰어올랐다. 전체 유럽 시장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7% 감소한 가운데 최대 판매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도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2만5688대를 판매하며 상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나타냈다.
환율 상승과 해외 인센티브 감소도 실적 호조에 힘을 보탰다.
올해 2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작년 동기 대비 16% 오른 1298원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현대차·기아가 미국 시장 등에서 지급하던 인센티브도 작년 동기 대기 7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는 3분기 현대차·기아의 실적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있지만 재고 감소로 판매가 쉽게 줄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하반기부터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점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투자증권 김동하 연구원은 "실적 호조가 가능했던 원인은 우호적 환율, 인센티브 절감, 제품 믹스 개선 등"이라며 "(오는 3분기) 차량용 반도체 수급이 완화될 경우 생산량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이어 "전기차 라인업 확대, 아이오닉5 증산 등도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