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최저로 떨어진 한국 원화 가치가 추가로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에서 확산하고 있다.
투자 전문가들은 무역 적자와 해외 자금의 증시 이탈 영향으로 원화 약세가 계속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원화 가치를 지지하기 위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2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1,313.24원으로 마감, 6월 말 종가(1,298.90원)보다 14.34원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이 이달 말까지 현재 수준을 지속할 경우 원화 가치는 월간 기준으로 5개월 연속 하락하게 된다.
원화 가치는 올해 들어 약 10.4% 떨어지며 아시아 주요국 통화 중 일본 엔화, 태국 바트화에 이어 수익률이 3번째로 낮았다.
투자 전문가들은 원화 약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원화 가치가 올해 말에 현 수준보다 약 3% 낮은 1,350원까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씨티그룹의 김진욱 이코노미스트는 원화 가치가 3개월 이내에 이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원화 약세 전망은 투자자들이 한국의 무역적자에 점점 더 주목하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상반기 무역수지는 103억달러(약 13조5천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 적자다.
해외 자금의 증시 이탈도 원화 가치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해외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115억달러(약 15조1천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여기엔 배당수익률이 대만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점도 한 요인이다.
국민연금이 포트폴리오에서 해외주식의 비중을 내년까지 2.5%포인트 확대할 계획인 점도 원화 약세 요인으로 꼽혔다.
프랑스 IB 나티시스 홍콩의 찐 응우옌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원화 가치를 지지하려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창용 한은 총재가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하겠다고 말했지만, 원화 강세를 위해서라면 한은이 금리를 조기에 큰 폭으로 올려야 한다"며 지난해 8월 이후 현재까지 인상 수준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