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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월요일' 환율 치솟고 주가 추락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발언에 따른 충격에 29일 국내 금융시장이 '검은 월요일'(블랙 먼데이)을 맞았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4.14포인트(2.18%) 내린 2,426.89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27일(2,415.53) 이후 최저치다. 이날 낙폭은 지난 6월 22일(-2.74%) 이후 가장 크다.

지수는 전장보다 48.97포인트(1.97%) 내린 2,432.06에 개장해 장중 한때 2,417.01까지 밀리기도 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59억원, 5천587억원을 순매도해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은 5천995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지수를 방어하지 못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2.56포인트(2.81%) 내린 779.89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780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달 18일(776.72)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기관이 1천598억원을 순매도해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천24억원, 671억원을 순매수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파월 연준 의장의 잭슨홀 회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급락 영향에 아시아 증시 전반이 약세 동조화됐다"며 "(이번 주 발표될) 주요 경제지표들이 양호하게 나온다면 연준의 추가 긴축에 대한 '타당한 근거'를 제공하는 만큼 시장의 우려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은 13년 4개월 만에 1,350원을 돌파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9.1원 오른 달러당 1,350.4원에 거래를 마쳤다.

강달러 압력에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1.2원 오른 1,342.5원에 개장한 후 1,350.8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환율 수준은 고가 기준으로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29일(1,357.5원) 이후 약 13년 4개월 만에 최고치였으며, 종가 기준으로도 2009년 4월 28일(1,356.80원) 이후 가장 높았다.

위안화 약세도 원/달러 환율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위안/달러 환율은 이날 6.93위안선까지 올라서면서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이 "시장에서 과도한 쏠림 현상이 나타날 때를 대비해 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하는 등 당국의 구두 개입성 발언이 있었지만, 환율 급등세를 막지는 못했다.

코스피
[연합뉴스 제공]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급등했다. 1년물, 2년물, 30년물은 연고점을 경신했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2.8bp(1bp=0.01%포인트) 오른 연 3.653%에 장을 마쳤다.

10년물 금리는 연 3.715%로 9.9bp 상승했다. 5년물과 2년물은 각각 14.6bp 상승, 14.8bp 상승으로 연 3.761%, 연 3.683%에 마감했으며, 1년물은 6.3bp 상승한 연 3.272%로 마무리했다.

20년물은 연 3.658%로 10.6bp 올랐다. 30년물과 50년물은 각각 8.7bp 상승, 8.2bp 상승으로 연 3.589%, 연 3.530%를 기록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피벗(pivot·방향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빠르게 후퇴하면서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했다"며 "잭슨홀 이벤트 마무리에도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채권시장은 높은 변동성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