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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값 하락폭 또 역대 최대, 규제완화도 안 통해

정부의 규제지역 해제 등 규제완화 정책에도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이 꿈쩍도 하지 않았다.

서울 아파트 시장 매수 심리가 10년 전 수준으로 침체기 수준을 보인 데다 아파트값 하락폭이 또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서울·수도권·전국 기준 아파트 매매·전셋값이 일제히 역대 최대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은행이 내년에도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여 집값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매매수급지수 70 아래로, '집 안 산다'

25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67.9로, 지난주(69.2)보다 더 떨어졌다.

수급지수는 조사 기간내 상대비교지만 단순 수치만 보면 2012년 8월 첫주(67.5) 이후 10년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인 100보다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 아파트 수급지수는 지난해 11월 셋째주 조사에서 99.6을 기록하며 기준선 밑으로 떨어진 뒤 1년째(54주 연속) 집을 살 사람보다 팔 사람이 많은 매수우위 시장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는 집을 내놔도 팔리지 않자 매매를 전월세로 돌리는 집주인이 늘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5만4천927건으로 열흘 전(5만5천594건)에 비해 1.2% 감소했다.

한달 전(5만7천531건)과 비교하면 4.6% 줄어든 것이다.

이에 비해 서울 아파트 전월세 물건은 25일 현재 8만2천931건으로, 10일 전(8만273건)에 비해 3.3% 증가했다.

특히 전세 물건수는 5만2천504건으로 열흘 전(5만621건)에 비해 3.7% 늘어 월세(2만9천652건→3만427건) 증가율(2.6%)을 앞질렀다.

아파트
[연합뉴스 제공]

▲서울·수도권·전국 아파트값 하락폭 역대 최대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0.46%) 대비 0.52% 하락했다.

2012년 5월 부동산원이 시세 조사를 시작한 이후 3주 연속으로 역대 최대 하락 기록이 깨졌다.

노원구 아파트값은 0.88% 떨어져 서울에서 낙폭이 가장 컸고, 도봉구(-0.83%), 강북구(-0.74%) 등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강남권은 강남구(-0.37%)와 강동구(-0.55%)가 지난주(-0.36%, -0.49%)보다 낙폭이 조금 커졌으나 서초구(-0.27%)와 송파구(-0.57%)는 각각 지난주(-0.30%, -0.60%)보다 하락폭이 줄었다.

이에 따라 동남권 전체로는 0.43% 내려 지난주(-0.44%)보다 낙폭이 다소 둔화했다.

수도권(-0.61%)과 지방(-0.40%)은 최근 규제지역 해제에도 불구하고 하락폭이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다.

경기도 아파트값은 지난주 -0.59%에서 금주 -0.61%로, 인천은 -0.79%에서 -0.83%로 각각 낙폭이 커졌다.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 해제로 대출, 세제, 청약 등 다양한 규제가 풀렸지만 금리 인상, 집값 하락 우려 등으로 매수세는 거의 없다는 게 현지 부동산업체들의 설명이다.

경기도 규제지역 내에서도 성남 수정(-0.53%)과 분당구(-0.49%)가 지난주(-0.63%, -0.53%)보다 하락폭이 다소 둔화했을 뿐, 과천은 0.89% 하락해 지난주(-0.83%)보다 하락폭이 커졌다.

광명은 하락폭이 지난주 -0.95%에서 이번주 -1.11%를 기록하며 낙폭이 1%대로 확대됐다.

역시 규제지역에서 풀린 세종시는 지난주 -0.62%에서 금주 -0.64%로 낙폭이 확대되는 등 전국적으로 -0.50% 떨어지며 역대 최대 하락세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