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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도 미국 對中 반도체장비 수출 통제 동참 검토

네덜란드도 미국의 중국에 대한 반도체 생산장비 수출 제한 조치에 동참할 것으로 전망된다.

네덜란드 당국이 중국에 반도체칩 제조 장비 수출을 겨냥한 새로운 규제를 계획하고 있다고 8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 매체는 네덜란드의 이같은 규제는 미국의 노력과도 맞닿아 있다고 덧붙였다.

논의의 민감성을 감안해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은 이같은 네덜란드의 제한 합의는 빠르면 다음 달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이에 대해 협상이 진행 중으로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사안에 대해 네덜란드 외교통상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 논평을 거부했다.

네덜란드의 이같은 움직임은 일부 기술의 중국 판매에 대한 비공식적 금지를 성문화하고 잠재적으로 확대해 중국의 칩 제조와 군사적 야망을 제한하려는 미국의 노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을 제외하고 네덜란드와 일본은 반도체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장비와 노하우의 세계 최고 공급국이다.

하지만 이 동맹국들을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에 완전히 동참하지 않고 있다.

네덜란드가 검토 중인 새로운 수출제한은 반도체 기술 측정을 위한 산업 표준을 참조를 반영해 14nm(나노미터·10억분의 1m)로 지정된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장비 또는 더 발전된 장비의 판매를 금지할 수 있다.

이런 면에서 네덜란드의 규제는 지난 10월 7일 발표된 미국의 규제와 부분적으로 일치한다.

네덜란드 ASML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그러나 이 규제는 자국 기업인 ASML 반도체 장비 수출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ASML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전 세계 독점 공급하는 네덜란드 반도체장비 업체로 최근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ASML 매출의 약 15%를 차지했다.

구체적으로 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제한 사항이 무엇인지 아직 불분명하지만 관계자들은 ASML의 액침 노광(immersion lithography) 장비의 중국 수출이 막힐 수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ASML이 미국산 부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미국은 네덜란드에 대해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10월 초부터 미국 관리들은 동맹국들이 새로운 수출 통제 조치를 따르지 않으면 미국 기술이 조금이라도 포함된 외국 장비의 중국 판매를 금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그동안 중국에 일부 반도체장비 수출을 중단해달라는 미국 정부의 요청에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이 반도체 장비시장에서 중요한 수출 국가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네덜란드 정부가 미국과 외교관계 및 경제적 협력, 국가 안보 우려 등을 고려해 미국과 협력하는 쪽으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미 국가안보회의 고위 관리 타룬 차브라와 상무부 산업·안보 차관 앨런 에스테베즈는 네덜란드 관리들과 수출 통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11월 말 네덜란드를 방문했다.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는 지난 달 블룸버그 TV의 인터뷰에서 네덜란드가 미국, 일본, 또 다른 주요 반도체 생산국인 한국과 이 문제를 조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6일 에스테베즈는 워싱턴에서 열린 행사에서 동맹국들과의 미국의 논의가 "매우 긍정적이었다"라며 "다른 어떤 나라도 자국의 정책과 계획에 대한 미국의 지시를 반가워할 것을 기대하지는 않지만 동맹국들은 우리의 가치를 공유하며 그들은 우리가 우려하는 것과 같은 위협을 공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