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제약회사 암젠이 호라이즌 테라퓨틱스를 278억 달러(약 36조 2천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아일랜드 기업 호라이즌은 희소 자가면역 질환과 중증 염증지환 치료제를 개발해온 바이오 기업이다.
이번 인수는 특허 만료를 앞두고 새로운 수익원을 모색하던 암젠의 입장에서 가장 큰 거래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화이자, 머크를 포함한 대형 제약 회사는 승인된 제품과 새로운 판매를 촉진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회사 인수를 위해 수십억 달러의 지출을 결정했다.
화이자는 겸상적혈구 치료제 개발업체인 글로벌 블러드 테라퓨틱스를 54억 달러에 인수하고 머크는 혈액암 생명공학 기업인 이마고 바이오사이언스를 13억5000만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지금까지 이 회사들은 주로 출시 제품에 대해 주로 중소형 거래를 해왔다. 이는 대형 경쟁사들과 경쟁을 피하고 실험용 약물의 실패 위험성 때문이었다.
12일 발표된 암젠의 호라이즌에 대한 현금 거래는 제약업계 사상 가장 큰 규모다. 이는 올해 초 암젠이 케모센트릭스와 케모센트릭스의 희귀 면역계 질환 치료제에 37억 달러를 지불한 지 몇 달 만에 나온 것이다.
팩트셋(FactSet)의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이번 인수로 호라이즌의 희귀질환 치료제는 올해 36억 달러, 2027년에는 58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암젠은 바이오의약품을 제조하는 전문성과 글로벌 판매 인프라를 활용해 미국에서 더 많은 환자를 치료하고 국제시장에서 판매를 확대해 호라이즌의 의약품 판매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BMO 캐피털 마켓 애널리스트인 에반 세이거먼은 이번 인수로 인한 수익이 암젠의 2030년 예상 매출과 현재 제품 라인업 사이의 거의 160억 달러의 격차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렇게 하려면 3분기 말에 370억 달러가 넘는 더 많은 부채를 져야 한다.
세이거먼은 "그들은 이미 많은 부채가 있는 대차대조표에 더 많은 부채를 추가해야 할 것이다"며 "이자율 상승과 이자 비용이 손익명세서에 주는 영향이 가장 큰 관심사"라고 말했다.
12일 암젠은 2025년 말까지 100억 달러의 부채를 상환하고 총 부채를 현재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날 회사의 주가는 0.7% 하락해 276.78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호라이즌은 한때 오래된 약을 사서 가격을 올리고 미국 세금을 낮추려고 본사를 아일랜드로 이전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소수의 환자 집단에게 높은 가격을 부과하는 희귀 질환 약품 회사로 재탄생했다.
암젠에 따르면 가장 잘 팔리는 약물은 테페자(Tepezza)로, 갑상선 눈 질환에 대해 최초로 승인된 치료제다. 이 질환은 돌출된 눈을 유발하고 미국에서 보통에서 중증도로 질병을 앓고 있는 7만~10만명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호라이즌에 따르면 올해 이 약물의 매출은 거의 2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치료 과정당 정가는 약 43만 3,000달러에 달한다.
메디케어 데이터에 따르면 호라이즌의 통풍 치료제인 크리스텍스사(Krystexxa)는 치료 과정당 평균 판매 가격이 약 32만 7,000달러이며, 분석가들은 올해 매출이 7억 6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암젠은 해외에서 미국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협상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암젠의 글로벌 상업운영 총괄 부사장 머도 고든은 “이 제품들은 여전히 시장에서 충족되지 않은 수요가 매우 높은 수익성 높은 제품들이다"며 "우리는 인수가 적절한 것이라고 낙관한다"고 전했다.
암젠은 이 약들이 특허 보호를 상실해 향후 프랜차이즈의 손실된 수익을 대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JP 모건에 따르면 특허 만료로 인해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연간 매출이 5% 감소할 것이다.
팩트셋에 따르면 암젠의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Prolia)와 엑스게바(Xgeva)가 2025년에 특허 보호를 상실한다면 올해 매출 55억 달러에서 2027년 35억 달러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항염증제 엔브렐은 향후 10년 후반부에 특허 보호를 상실한다면 매출이 올해 40억 달러에서 2027년 23억 달러로 4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버트 W. 베어드의 애널리스트인 브라이언 스코니는 폐암 치료제인 루마크라스(Lumakras)와 편두통 치료제 아이모빅(Aimovig)을 포함한 암젠의 일부 최신 제품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암젠이 실험적인 비만 치료에 대한 유망하지만 초기인 연구 결과를 보고한 후 투자자들은 최근 몇 달 동안 주가를 올렸다. 이 약이 안전하게 작동하는 것으로 입증되면 잠재적으로 500억 달러 규모의 전 세계 시장에 합류할 수 있을 것이라고 WSJ는 보도했다.
호라이즌과 합의하기 전까지 암젠의 가장 큰 거래는 2001년 엔브렐의 제조업체인 이뮤넥스를 160억 달러에 인수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