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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부 기기서 틱톡 금지 법안, 하원에서 불투명

미국 정부가 소유한 스마트폰 등 기기에 틱톡 다운로드 금지를 확대하려는 상원의 움직임이 하원에서 채택될 지 여부가 불투명해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가 15일 보도했다.

상원은 2020년에도 유사한 법안을 통과시켰고, 그 법안은 하원에서 교착 상태에 빠졌었다. 현 회기까지 며칠 남지 않은 상황에서 15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법안이 폐회 전에 하원 표결을 받을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다음 주 의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보자”라고 애매모호하게 답했다.

그럼에도 상원은 조시 하울리 상원의원이 주도하는 틱톡 금지령에 대해 투표했다. 이 투표는 바이든 행정부가 틱톡의 소유주인 바이트댄스와 계약 협상 지연으로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한 입법 보좌관은 공화당이 1월에 공식적으로 취임한 후 하원이 공화당이 지지하는 법안을 더 수용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국방부와 국토안보부를 포함한 일부 다른 미국 기관은 이전에 틱톡이 정부 소유 스마트폰 및 기타 장치에 다운로드되는 것을 금지했다. 14일 승인된 상원 법안으로 인해 틱톡 금지는 연방 정부가 발행한 모든 장치로 확대될 것이다.

틱톡 측은 사용자의 데이터를 보호하며 중국 정부와 공유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15일 틱톡 대변인은 "하울리 상원의원은 정부 장치에서 틱톡을 금지하는 법안을 다시 한 번 추진하고 있지만 이 제안은 미국 국가 안보 이익을 증진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우리는 그가 이것을 계속 추진하기보다 그의 우려를 실제로 해결할 수 있는 합의를 추진하도록 행정부에 촉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틱톡이 미국의 통제하에 있지 않는 한 틱톡에 대한 전면 금지를 추진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법적 도전이 계속되자 이를 포기했다.

여러 미국 기관의 대표들이 참여하는 미국 내 외국인투자위원회는 틱톡의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계획을 협상하기 위해 1년 이상 노력해 왔지만 지금까지 결과는 없었다.

이러한 협상은 틱톡이 사용자들에게 어떤 동영상을 보여줄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알고리즘과 관련된 정보를 어떻게 공유할 것인지, 미국 정부가 틱톡에 가져야할 신뢰 수준을 포함해 다양한 우려 속에서 지연됐다고 WSJ는 이전에 보도한 바 있다.

일부 소식통은 미국 관리들이 우려 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틱톡에 추가 요구를 하는 식으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의 상황이 불투명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울리 상원의원은 "틱톡 사용을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려는 주정부의 최근 조치에 주목하며 하원이 법안을 승인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또한 “현재 그것을 하고 있는 주들에서는 분명히 틱톡 금지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반대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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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연합뉴스 제공]

하울리 상원의원은 자신의 법안을 원내로 가져가기로 한 민주당 지도부의 결정이 그가 올해 말 이전에 바이든 대통령의 일부 국방 후보자들에 대해 보류를 철회하기 위해 진행 중인 협상과 관련이 있는지 확인해주기를 거부했다.

하울리 상원의원은 지난 해 아프간 철군 피해에 대한 책임을 물으며 바이든 행정부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에 대한 사임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두 장관이 사임하기 전까지 국방부의 모든 민간인 지명자에 대한 승인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14일 하울리 상원의원은 티아 존슨을 미국 국군항소법원 판사로 지명한 것에 대한 보류를 철회했다. 상원은 16일 오후 76-20으로 지명을 확정하는 투표를 했다.

의회 보좌관은 14일의 상원 투표는 틱톡을 사이버 보안 위협으로 확인한 특정 새로운 정보에 의해 촉발된 것이 아니라 중국 기술이 악의적인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한 미국 정부의 오랜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직 및 전직 서방 정보 관리들은 틱톡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미국 정부는 최근 몇 달 동안 더 공격적으로 더 자주 우려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15일 미 국가안보국(NSA) 사이버보안 책임자 롭 조이스는 “사람들은 항상 이러한 기술에서 스모킹 건을 찾고 있다. 그러나 나는 그것을 더 심하게 장전된 총으로 묘사한다.”라고 말했다. '스모킹 건'은 범죄 또는 사건 등을 해결하는 데 사용되는 결정적이고 확실한 증거를 뜻한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에서 백악관 사이버보안조정관을 지낸 조이스는 틱톡이 악의적인 목적으로 '개인화된 타겟팅'을 하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시각이 왜곡되도록 쉽게 조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이스는 "내가 우려하는 부분은 대규모 영향력"이라며 "수백만 명이 보기를 원하는 정보를 홍보하거나 사용자가 보기를 원하지 않는 콘텐츠를 억제하는 것, 즉 정보 영역을 형성하는 능력"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주 초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공화· 플로리다)과 하원의원 마이크 갤러거(공화· 위스콘신) 및 라자 크리슈나무르티(민주·일리노이)는 틱톡이 미국에서 운영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각각 상·하원에 발의했다.

올 여름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한 퓨리서치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틱톡은 정기적으로 뉴스를 소비하는 사용자의 비율이 증가하는 유일한 주요 소셜 미디어 사이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와 같은 플랫폼에서는 뉴스를 보는 사용자 비율이 감소하거나 고정됐다. 이 조사는 성인의 33%가 올해 틱톡에서 뉴스를 접했다고 보고했는데, 이는 2년 전의 22%에 비해 급격히 증가한 수치다.

전직 관리들은 이 앱이 은밀한 데이터 수집 가능성에 대한 우려 외에도 중국이나 중국 공산당에 중요한 문제에 대한 대중의 태도를 미묘하게 형성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