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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손·셰브론 126조대 수익 전망, 유가급등 효과 톡톡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치솟는 화석연료 가격으로 인해 미국 기업들이 자본을 투자하면서 엑손모빌과 셰브론이 2022년부터 총 1,000억 달러(약 126조9500억 원)에 가까운 수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파이낸셜타임즈가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S&P 캐피털 IQ가 집계한 월스트리트 추정치에 따르면 엑손은 2022년 560억 달러 이상의 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고 셰브론은 370억 달러를 기록해 양사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파이낸셜타임즈는 18개월 전 기업들이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한 원유 가격 폭락에서 회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탄소배출량을 감축하라는 기후 전략에 대한 투표에서 주주들의 패배로 휘청거리던 때와는 급격한 반전이라고 보도했다.

엑손이 지난 5월 친환경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엔진 넘버원(Engine No.1)에게 이사회 3석을 빼앗겼을 때 탄소배출량 감소에 대한 회사에 대한 압력은 최고조에 달했다.

이 매체는 기업들은 전략을 재검토하라는 요청에 크게 저항했다며 엑손의 CEO인 대런 우즈는 최근 회사가 호황의 해를 맞는 것은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엑손은 이미 매입한 약 150억 달러의 주식을 포함하여 2024년까지 500억 달러의 자체 주식을 재매입할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2022년 초에 배당금을 인상했다.

세브론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셰브론은 약 150억 달러의 주식을 다시 매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사주 매입에 초점을 맞춘 것은 미국과 유럽 전역에서 수십 년 동안 높은 인플레이션율을 부채질한 높은 에너지 가격을 지불하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정치적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최고 국제 에너지 고문인 아모스 호흐슈타인은 12월 파이낸셜 타임즈에 자사주 매입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비 미국적'이며 대신 공급을 늘리고 가격을 낮추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주주 수익률과 에너지 가격 상승은 투자자들에게 호재가 되어 2022년 회사 주가를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엑슨의 주식은 지난달 30일 주당 약 110달러로 마감했으며, 이는 2021년 말 이후 80% 상승한 것이다. 셰브론의 주식은 53% 상승하여 주당 약 180달러에 마감했다.

두 회사는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경제를 화석 연료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광범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석유와 가스가 세계 경제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엑손이 최근에 발표한 장기 에너지 전망은 석유 수요가 적어도 2040년 말까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세계가 2050년에 오늘날보다 하루에 수백만 배럴을 더 소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엑손은 그 기간 동안 천연 가스 소비가 거의 50%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러한 전망은 2030년까지 석유 생산량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약속한 영국 경쟁업체인 BP와 대조된다. BP는 석유 수요가 향후 10년 초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2050년까지 최소 20%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셰브론의 CEO인 마이크 워스는 최근 FT에 "20년 후에도 화석 연료가 여전히 세계를 지배할 것"이라고 말했다.

셰브론의 화석 연료 수요 전망은 탄소 포집 및 저장, 수소 및 바이오 연료와 같은 저탄소 투자에 더 많은 현금을 투입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향후 생산량을 늘리려는 회사의 계획을 뒷받침하고 있다.

엑손은 2027년까지 생산량을 약 15% 늘리기 위해 텍사스의 페름기와 뉴멕시코 유전과 가이아나와 브라질의 심해 유전을 개발할 계획이다.

기후 중심 싱크탱크인 카본 트래커(Carbon Tracker)는 최근 보고서에서 장기 화석 연료 성장 계획이 파리 협정에 따른 정부의 기후 목표와 맞지 않으며 회사의 재정을 위험에 빠뜨린다고 말했다.

카본 트래커의 애널리스트 마이크 코핀은 "기업들은 정부가 기후 공약을 이행하더라도 중단되지 않을 것 같은 화석 연료의 생산량을 늘리려는 프로젝트에 수백억 달러를 투입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그 의미를 알아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