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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쇼크'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익 전년보다 69% 급감

삼성전자가 4분기 어닝쇼크(실적충격)를 맞았다. 메모리 반도체 한파와 글로벌 가전·IT 수요 급감에 실적 부진을 피해가지 못했다.

삼성전자가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4분기 매출이 70조원, 영업이익이 4조 3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6일 공시했다.

4분기 실적의 경우 전기 대비 매출은 8.83%, 영업이익은 60.37% 감소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8.58%, 영업이익은 69% 감소했다.

삼성전자가 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 대로 내려간 것은 지난 2014년 3분기 이후 약 8년 만에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반도체가 본격적으로 침체기에 들어가면서 삼성전자 전체 실적을 견인한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연간 기준으로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

삼성전자의 2022년 연간 매출액은 301조7700억원으로 전년보다 7.93% 증가했다.

삼성전자 연 매출이 300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상반기에 반도체 호황 등에 힘입어 역대 실적을 올린 덕분이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43조3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6% 감소했다.

삼성전자
[연합뉴스 제공]

6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은 삼성전자가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속에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면서 메모리 칩,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에 대한 수요 약세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4분기 수요 감소폭이 예상보다 컸으며, 메모리 가격 하락폭도 예상치보다 더 컸다. 또 매크로 이슈 장기화에 따른 수요 부진으로 스마트폰 판매와 매출이 감소했다"라고 말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 위기는 일부 반도체와 관련해 미국의 대중 최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와 맞물려 악화됐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분석했다.

이에 따라 한국 반도체 판매는 지난해 12월 전년 대비 29% 감소했다. 이는 전년 대비 기준으로 2009년 11월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팬데믹 시기 수요 급증으로 생산량을 대폭 늘렸으나 이제 재고 과잉에 직면해 생산에 대한 지출을 줄이고 비용을 절감해야 한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를 비롯해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올해 하반기까지 수요 회복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신규 장비와 설비 투자 예산을 낮추고 비용 절감에 들어갔다.

지난 5일 KB 증권의 보고서는 삼성전자가 2023년 메모리 설비투자를 기존 계획대비 15% 축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또 메모리 반도체 재고 정점이 올해 2분기로 추정되며 재고 축소에만 주력 중인 북미 서버업체와 중국 모바일 업체들의 하반기 메모리 구매 수요를 자극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KB 증권은 삼성전자 4분기 잠정실적이 부진할수록 올해 메모리 투자 축소 필요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돼 주가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잠정 실적은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IFRS)에 의거해 추정한 결과이며, 아직 결산이 종료되지 않은 가운데 투자자들의 편의를 돕는 차원에서 제공된다. 

삼성전자는 2009년 7월부터 국내 기업 최초로 분기 실적 예상치를 제공하고, 2010년 IFRS를 先적용함으로써 글로벌 스탠다드에 입각한 정보 제공을 통해 투자자들이 보다 정확한 실적 예측과 기업가치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주주가치를 제고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