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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도체 강국 야망, 코로나 팬데믹에 전략 선회하나

블룸버그통신은 5일(현지시각) 코로나와 싸우고 글로벌 경기 침체의 위협에 대처하는 중국의 노력이 국고를 고갈시키고 논란 많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중국의 접근 방식을 재고하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수년 동안 중국은 워싱턴에서 도쿄까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규모의 세계 최대 반도체 인센티브 지출국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급증으로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의 경제가 흔들렸고 반도체 산업에 대한 막대한 지출도 중단하게 했다.

미국과 미 동맹국이 지배하는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의 값비싼 보조금은 지금까지 거의 결실을 맺지 못했다. 오히려 세간의 이목을 끄는 몇 차례의 부패 조사로 이어져 이제 중국 정책 입안자들이 중국 내 반도체 기업들을 도울 다른 방법을 찾고 있다.

중국이 약 1,000억 달러에 달하는 보조금 지출을 지난 몇 년 동안 중단했으며 이는 인공 지능과 미래 장치뿐만 아니라 군사 시스템에도 필수적인 반도체 산업에 대한 중국의 의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중국의 궁극적인 목표는 변하지 않았으며 시진핑 행정부는 반도체를 설계하고 생산하는 데 있어 우위를 점하거나 최소한 지정학적 경쟁국에 필적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분석했다.

시진핑 주석
[TASS/연합뉴스 제공]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서구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을 복제하려고 시도하기보다 제한된 국가 자본을 선택적인 영역의 투자로 전환하는 선택지를 제안했다.

그러면서 여기에는 전기차용 반도체, 차세대 프로세서용 신소재, 오픈소스 칩 아키텍처 등이 포함된다며 이는 상대적으로 초기 단계이며 어느 한 국가가 우위를 주장할 수 없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해 9월 시 주석이 주재한 회의에서 중국이 우위를 점하거나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핵심 기술에 집중할 것을 명령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의 브래디 왕 애널리스트는 "세계 최강국들이 40년에 걸쳐 구축한 전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중국이 자신의 국경 내에서 재창조하려는 시도는 비실용적"이라며 "중국은 몇 가지 핵심 부문에서 충분히 강력하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5,50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다가 겉으로 정책 방향을 선회한 것처럼 보이는 것은 중국이 커다란 도전에 맞닥뜨렸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서 2022년에 미국이 중국 반도체 산업 성공의 초기 징후를 보고 그 발전을 저지하기 위한 시도들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팬데믹 기간 동안 반도체를 둘러싼 미중 경쟁이 심화되면서 주요 전자 부품에 대한 국가 간 의존도가 드러났고 전 세계적으로 기술 보호주의가 촉발됐다.

중국 반도체 회사들은 현재 가장 진보된 반도체 제조 기계와 설계 소프트웨어를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트럼프 행정부블랙리스트 영향으로 해외 반도체 제조업체와 계약을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문제에 있어 선택의 여지는 거의 없다고 전망했다.

이 매체는 중국은 오랫동안 이 부문을 국가 안보의 핵심으로 인식해 왔고, 이전에 배치되거나 예비된 자본의 전국적인 구축을 이미 시작해 향후 몇 년 동안 역량을 강화할 것으로 봤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 SEMI에 따르면 중국은 2021년에서 2023년 사이에 전 세계 지역 중 가장 많은 20개의 새로운 반도체 공장을 추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라비움 차이나의 수석 반도체 분석가 바오 링하오는 "지방 정부가 자금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은 반도체 산업에 재정 지원을 제공하고자 한다면 그렇게 할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앞으로 올바른 정책 지원의 조합이 무엇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며 "정책 입안자들이 전략을 재평가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반도체 부문의 리더십은 수십 년 동안 어떤 회사가 가장 기발한 기술 베팅을 했는지에 따라 바뀌었다.

일본 기업들은 1980년대 DRAM에 대한 전국적인 집중 덕에 선두를 차지했지만, 메모리 칩에 더 많은 돈을 투자한 한국 경쟁업체와 리소그래피를 연마한 네덜란드 장비 제조업체 ASML 홀딩에 추월당했다.

지난 10년간 대만 TSMC는 첨단 로직칩에 수년간 투자한 덕분에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반도체 제조업체로 성장했다.

카운터포인트의 왕은 "TSMC의 성공은 많은 실패 사례를 기반으로 한다"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일본과 한국의 성공을 재현하기 위해 중국은 기존 전략을 수정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중국 정부는 국내 반도체 부문을 구축하고 서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1,000억 달러 이상을 할당했다.

2014년에는 3,300억 위안(480억 달러) 규모의 국가 반도체 산업투자 펀드를 조성해 SMIC 및 양쯔 메모리 테크놀로지와 같은 최고의 반도체 회사에 매년 아낌없이 투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그러나 무한한 자본에 대한 감각은 낭비를 부추겼다며 2022년 규제 당국은 부패 혐의에 대한 전례 없는 일련의 조사를 시작해 국내 최대 업계 인사 일부를 구금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이 매체는 "가능한 영역 중 하나는 RISC-V라는 오픈 소스 반도체 아키텍처일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