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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 재무 부담 던다···롯데·메리츠증권 1조5천억원 펀드 조성

롯데물산 등 계열사 6000억원·메리츠증권 9000억원 출자
공격적 영업이 독됐나···롯데건설 만기도래 ABCP 사들여 재무구조 개선

롯데그룹이 메리츠증권과 1조5천억원 규모 공동펀드를 조성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롯데건설을 지원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오는 9일 메리츠증권과 1조5천억원 규모 펀드 조성 협약식을 연다.

이중 롯데물산·롯데호텔·롯데정밀화학 등 롯데 계열사들이 6000억원을 후순위 채권자로 책임지고 메리츠증권·메리츠화재·캐피탈 등 메리츠금융그룹 게열가사 9000억원을 선순위로 출자한다.

조성된 펀드 자금은 롯데건설이 올해 1분기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화증권 1조2천억원을 상환하는 데 사용한다. 남은 돈은 롯데건설이 롯데케미칼로부터 빌린 자금 5천억원을 상환하는 데 일부 사용할 예정이다.

이로써 롯데건설은 계열사로부터 빌린 돈은 다 갚게 된다. 롯데는 계열사 뿐 아니라 신동빈 회장이 사재 11억원을 투입해야할 정도로 유동성 악화 논란에 휩싸였다.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등 유동화증권 차환·상환을 위해 롯데케미칼(5천억원), 롯데정밀화학(3천억원), 롯데홈쇼핑(1천억원) 등 주요 계열사들로부터 1조1천억원대 자금을 수혈받았다. 앞서 이중 롯데정밀화학과 롯데홈쇼핑으로 받은 자금은 이미 상환했다.

롯데건설

이렇게 되면 롯데건설은 자금 부담을 크게 덜게 된다. 지난해 말 한국신용평가 관계자가 "개발사업 확대 과정에서 PF 지급보증을 포함한 우발채무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며 "만기 3개월 이내의 신용연계 유동화증권 비중 높은 가운데, 금융시장 경색으로 만기 도래 유동화증권 차환 또는 상환 부담이 큰 폭으로 확대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롯데건설은 그동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침체 조짐이 나타난 작년 중순까지도 대규모 개발사업에 공격적으로 참여해왔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작년 11월말 기준 롯데건설의 PF 우발채무는 5.8조원으로 개별 건설업체 중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유안타증권 최남곤 연구원은 "시장에선 롯데건설을 '가장 공격적으로 확장하던 건설사'로 기억하고 있다"고 전했다.

건설업 부동산 경기가 하강 국면으로 돌아서는 가운데 공격적인 행보가 오히려 독이 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신용평가사들은 롯데건설(A+)과 태영건설(A), 한신공영(BBB)의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현대차증권 이화진 연구원은 "건설업 부동산 경기 하강 국면으로 주택경기 부진 및 분양 경기 저하에 따른 재무적 불확실성 증가를 반영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롯데건설을 비롯한 건설사들의 경기 대응 능력 확보 여부가 중요해졌다.

한신평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저하로 건설사 분양위험이 증가했고 공사비 회수 지연 또는 PF우발채무 현실화 가능성이 커졌다"며 "우수한 입지의 사업장 확보 여부, 정비사업·기성불 등 분양위험이 낮은 사업유형 비중 등에 따라 분양위험이 차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자체 개발사업 관련 재무부담, PF우발채무 익스포저 등 재무건전성 수준도 경기 대응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라며 "중장기적으로는 대외환경 악화 속에서 상대적으로 우수한 업황대응력 확보 여부가 중요한 모니터링 요소"라고 한신평은 전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최근 3개월간 만기 도래한 총 1.7조 원 규모의 PF 차환에도 성공했으며, 향후 만기가 돌아오는 PF 물량도 크게 걱정할 필요 없이 대비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이는 롯데건설의 재무 건전성이 한층 더 개선됐다는 지표”라고 강조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현재 롯데건설은 지난해 일시적인 자금 시장 경색으로 비롯된 주변의 우려를 해소시키기에 충분한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기존에 롯데건설과 함께 진행하던 대규모 사업에 이번 수익성 높은 PF 사업장의 채권 매입을 더 해 파트너십이 더욱 견고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건설 박현철 부회장은 지난 2일 시무식을 통해 안정적인 재무구조 중심의 내실 경영과 미래 성장 역량 확보를 강조했다. 기술 연계사업에서 업계를 선도할 수 있는 기술 상품 개발과 더불어 ‘바이오·수소·모빌리티·UAM’ 등 그룹 신성장 사업과 연계한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