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연결 기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655억원으로 전년 동기(7453억원)보다 91.2% 감소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6일 공시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 여파로 TV·가전 등 주력 사업이 전반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해 실적충격(어닝쇼크)에 빠졌다.
연합인포맥스가 증권사들의 영업이익 추정치(컨센서스)를 집계한 결과(3193억원)보다 79.5% 하회했다. 한국투자증권(2881억원), KB증권(3240억원) 전망치도 크게 밑돌았다.
4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7466억원)와 비교해도 90% 넘게 감소했다.
LG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천억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18년 4분기(757억원) 이후 4년 만이다.
다만, 지난해 4분기 매출은 21조8597억원으로 전년 동기(20조7000억원)보다 5.2% 증가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이처럼 영업이익이 곤두박질친 것은 원자재 가격 상승, 물류·마케팅 비용 증가, 4분기 원/달러 환율 급락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쳐 수익성이 급격히 나빠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사업부문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다.
TV부문(HE사업본부)에서 영업손실이 많았던 것으로 증권가는 추정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매출이 줄었고, 유통재고 수준 정상화에 판매 촉진비가 늘어나 수익성도 악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B2B 사업인 비즈니스솔루션(BS)도 원자재 가격 상승, 물류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했다.
LG전자의 '아픈 손가락'으로 불리던 자동차 전장(VS) 부문은 흑자를 이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이 차츰 완화되면서 완성차업체들의 추가 수요에 대응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VS는 첫 연간 흑자 달성도 유력해진다.
생활가전(H&A)도 전분기보다 수익성이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LG 생활가전 연간 매출은 경쟁사인 미국 월풀을 제치고 글로벌 1위를 지켰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LG전자 실적이 지난해 4분기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1분기 LG전자 영업이익은 가전 중심의 이익 성장과 더불어 전 사업부의 실적 개선 영향으로 1조원으로 추정된다"고 내다봤다.
급등했던 물류비, 원자재 가격이 하향 안정화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LG전자는 지난해 전체로는 매출 83조4695억원억원을 기록하며 2021년 기존 최대 매출 기록(73조9000억원)을 경신했다. 연간 매출액이 80조원을 넘은 건 처음이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3조5472억원으로 전년(4조580억원) 대비 12.6%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