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성사되면 삼성전자 앞서는 낸드기업 탄생
낸드 공급자 한명 줄어 시장에 긍정적 영향 가능성
수익성과 생존 환경은 변수...경우의 수 줄어드는 효과 기대
글로벌 낸드 점유율 세계 2위인 키옥시아와 4위 웨스턴디지털이 합병을 논의하고 있다. 실제로 성사된다면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앞서게 되어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은 삼성전자(31.4%), 키옥시아(20.6%), SK하이닉스(18.5%), 웨스턴디지털(12.6%)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보도는 양사는 합병 협상을 재개했다고 알렸다. 합병 시 점유율 33.2%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가 된다.
반도체 업황은 좋지가 않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1분기에 D램 가격이 직전 분기보다 평균 15∼20% 하락하고, 낸드플래시 가격도 10∼15%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가트너는 올해 세계 반도체 매출이 5천960억달러로 작년보다 3.6%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 역시 올해 반도체 시장 매출을 작년보다 4.1% 줄어든 5천570억달러로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규모의 경제를 키우는 것이 반도체 업계 생존의 키워드가 된 모습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업황 부진으로 올해 1분기 기준 NAND 업체들이 최소 -60% 이하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도 NAND ASP(평균판매단가) 추가 하락이 예상되어 낸드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는 계속된다는 전망이다.
NH투자증권 도현우 연구원은 "이러한 상황에서 낸드 업체들은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지 않는다면 생존이 불가능할 것"이라며 "두 업체의 합병이 이루어질 경우 판매 채널, 조직, 전략이 일원화되어 글로벌 낸드 공급 축소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시장은 두 업체의 합병에 긍정적인 반응이다. 블룸버그가 해당 보도를 한 이후 웨스턴디지털의 주가는 6.6% 급등했다.
두 업체의 실제 합병 여부가 성사될지는 아직 모른다. 정부간 이해관계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 채민숙 연구원은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 모두 재무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이므로 일본 정부와 미국 정부의 도움 없이는 합병은 어려울 것이고 이 때문에 향후 반독점 심사에서 중국 정부가 반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반도체 기업의 인수 합병은 반독점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추이를 지켜볼 필요 있다"고 분석했다.
합병의 실익 또한 의문점이다. 양사는 현재 일본 욧카이치 등에서 생산 시설을 공유하는 JV(합작회사) 관계에 있는 회사여서 합병시 일원화 득을 볼수 있다. 변수는 가격이다.
채민숙 연구원은 "낸드 전체 소비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SSD가 HDD와 경쟁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낸드는 과점화되더라도 디램처럼 수급에 따라 가격을 적극적으로 인상하기에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낸드는 디램 대비 ASP가 1/32 수준에 불과하고 기본적으로 마진이 매우 박한 제품으로 낸드 자체만으로 생존하기는 매우 어렵다"며 "합병 이후 낸드만으로 자체 생존이 불투명"할 것으로 분석했다.
미래에셋증권 김영건 연구원도 "합병이 성사 된다면, 이미 양사의 팹은 JV형태로 운영하고 있었던 만큼물리적 캐파나 공급량의 드라마틱한 변화 보다는 의사결정 내리시는 사장님의 수가 한분 줄어들어 낸드 공급 진영의 경우의 수가 줄어드는 효과 정도 기대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