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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연구원·부산대, 하이브리드형 아연-망간 레독스흐름전지 개발

- 하이브리드형 아연-망간 레독스흐름전지, 기존 바나듐계보다 에너지 효율 10% 이상 높아

- 관련 기술 상용화와 수요업체 발굴에 주력

한국 전기연구원(KERI)의 차세대 전지연구센터 박준우 박사팀과 부산대 박민준 교수팀이 기존 레독스흐름전지의 한계를 뛰어넘는 하이브리드형 아연-망간 레독스흐름전지를 개발했다.

기술 관련 논문은 우수한 평가를 받으며 국제 학술지 '에너지 스토리지 머티리얼스' 1월 호에 게재됐다.

레독스흐름전지(Redox Flow Battery)는 환원(Reduction), 산화(Oxidation), 흐름(Flow)의 단어를 합성한 용어로써, 산화·환원이라는 화학적 반응을 통해 전자가 음극에서 양극으로 이동하며 전기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기존 이차전지와 달리 화학적 반응이 일어나는 부분과 전기를 저장하는 부분을 구분했기 때문에 출력과 용량의 독립적인 설계와 전지의 대용량화가 가능하고 배기가스 배출이 없으며 화재·폭발 위험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레독스흐름전지의 주요 핵심소재인 ‘바나듐’은 수입에 의존하는 고가의 금속이다.

또 전지의 성능을 좌우하는 전압도 현 레독스흐름전지가 상용 리튬 이차전지보다 낮아 효율성이 10~15% 정도 떨어진다.

이에 KERI-부산대는 대체 금속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수급도 안정적인 망간과 아연에 주목했다.

망간과 아연을 사용한 하이브리드형 레독스흐름전지는 독특한 이중 이온교환막 구조로 구성되어 알칼리성의 아연 전해액과 산성의 망간 전해액의 동시 사용이 가능하고, 높은 전위차를 기대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형 고전압 수계 아연-망간 레독스 흐름전지 구상도
하이브리드형 고전압 수계 아연-망간 레독스 흐름전지 구상도 [한국전기연구원 제공]

물론 망간 양극 활물질이 산화되었을 때 원래대로 환원되지 않고, 전극 및 이온 교환막 표면에 증착(deposition)되는 문제도 발생했으나, 연구팀은 이를 해결할 방법을 고안해냈다.

연구팀은 망간의 낮은 가역성(reversibility) 문제 개선방안으로 ‘탄소 환원법’을 활용해 비스무트(Bismuth) 금속을 전극 표면에 증착시켰고, 니켈과 마그네슘, 구리, 코발트 이온 등이 첨가된 전해액을 활용했다.

비스무트는 전기 전도성이 우수해 전자 이동을 향상하고 전기화학 성능 특성 분석을 통해 최적의 비율로 만들어진 전해액은 촉매 역할을 수행하여 전지의 안정성(활물질 부반응 억제)과 성능, 수명을 크게 높였다.

이후 투과전자현미경, X선 광전자 분광법, 플라즈마 발광 등 다양한 분석으로 개발 기술의 효과가 검증됐다.

그 결과 KERI-부산대의 하이브리드형 아연-망간 레독스흐름전지는 기존 바나듐계보다 높은 전압(1.3V -> 2.52V)을 구현하며 에너지 효율이 10% 이상 향상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KERI 박준우 박사는 이에 대해 “저비용의 아연/망간 소재와 가역성을 높일 수 있는 금속 이온 촉매 기술이 결합된 신개념의 레독스흐름전지 기술”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성과는 차세대 장주기 대용량 레독스흐름전지의 보급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KERI는 지난해 구축한 국내 최초 ‘광주 레독스흐름전지 시험인증센터’를 활용해 이번 개발 기술을 더욱 확장·발전시킨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또 관련 기술이 상용화될 수 있도록 실제 대면적/고농도 셀 제작, 관련 수요업체 발굴, 기술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다.

KERI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 과학기술 연구회 산하 정부 출연연구기관으로, 이번 연구는 산업부 지역 산업 거점기관 지원사업, 한국연구재단 우수 신진연구 사업 및 기초연구 실사업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