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사우디 국부펀드 카카오엔터 1조 2000억 규모 투자

애니메이션 거대기업 카카오 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 엔터)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를 포함한 투자자들로부터 9억 3000만 달러(1조 2,000억 원)를 유치해 글로벌 투자자들이 대형 스타트업 투자를 기피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 조달 라운드 중 하나를 확보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거대 소셜미디어 회사인 카카오 엔터는 사우디아라비아 공공투자펀드(Public Investment Fund)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프워프인베스트먼트(Pwarp Investment)에 주당 25만 5,116원에 약 226만주를 발행해 1조 2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고 밝혔다.

인기 온라인 애니메이션과 웹소설을 발행하는 앱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카카오 엔터는 투자받은 자본을 콘텐츠 확장에 사용할 것이다. 현재 카카오 엔터는 '오징어 게임'의 출현 이후 K-pop에서 영화에 이르기까지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넷플릭스에 일련의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한다.

이 거래는 11월 크게 화제가 된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서울 방문에 이은 것으로 국내 언론은 300억 달러 규모의 한국 대기업에 대한 다수의 투자 거래에 앞선 것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카카오 판교아지트
▲ 카카오 판교아지트. [연합뉴스 제공]

사우디아라비아는 한국 기업과의 투자 및 사업 관계를 강화해 엔씨소프트와 도쿄 상장 넥슨의 대주주가 됐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는 석유 수출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며 스토리텔링, 비디오 게임, e스포츠 등 콘텐츠 사업을 성장 동력으로 꼽았다.

WSJ는 카카오 엔터가 적어도 2021년부터 뉴욕증시 기업공개(IPO)를 고려하고 있었지만, 전 세계적으로 기술 평가가 급락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일정은 불확실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경기도 판교에 본사를 둔 연예기획사 카카오 엔터는 온라인 웹 만화 또는 '웹툰'으로 국내와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북미 최초 웹툰 플랫폼 타파스미디어, 소프트뱅크그룹이 지원하는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 등 스타트업 인수를 통해 해외 사업을 확장해왔다.

배재현 카카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국내외 시장이 불확실성이 크고 투자심리도 위축된 상황에서 이 정도 규모의 자금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