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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 문답] 한국 국가청렴도 20위권 왜 못 드나

2022년도 대한민국의 국가청렴도가 100점 만점에 63점, 180개국 대상 국가 중에서 31위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보다 점수는 1점, 순위 역시 한 단계 올랐습니다.

국가청렴도(CPI)는 1995년부터 독일 베를린에 있는 국제투명성기구인 TI가 국가들의 공공 분야 부패 수준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국제 반부패지수입니다.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차 국정과제 점검회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임기 중 국가청렴도 지수 20위권 초반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는데요. 전현희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통해 관련 내용들 정리해 봅니다. <편집자 주>

◆ 이번 국가청렴도 발표 결과의 의미는

금번 결과는 대한민국이 국가청렴도 평가를 받은 이후에 역대 최고의 점수와 순위를 기록한 것이고, 2016년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부터 최근 6년간 연속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주요 이유는 자화자찬일 수도 있지만 2008년 국민권익위원회 출범 이후에 범정부 차원의 일관된 반부패 개혁을 추진해 왔고, 작년 공직자이해충돌방지법 제정을 계기로 사실상 반부패 관련 법령 제도 자체는 완비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국민과 시민단체, 언론, 학계 다양한 분야에서 반부패 정책 추진의 중요성이 우리 사회의 문화로 내재되어진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일례로 국민권익위 소관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에 공직사회의 청탁이나 뇌물이나 문화가 거의 자취를 감추다시피 굉장히 투명해졌습니다.

또 공직자이해충돌방지법 시행 이후에 공직자가 자신의 사적 이익을 공무를 수행하면서 추진하는 부패행위가 없어지고 있는 상황이라, 여러 가지 반부패 정책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러한 노력은 지난 11월 미국 트레이스협회가 발표한 뇌물위험매트릭스평가, BRM 평가 결과에서도 확인을 할 수가 있습니다.

경영인에 대한 뇌물요구 가능성을 평가하는 뇌물위험매트릭스평가에서 대한민국은 194개 국가 중에서 18위로 전년대비 3단계 상승했습니다.

BRM 평가 또한 역대 최고 순위를 기록하여 대한민국이 세계 각국 중에서 뇌물위험 수준이 '매우 낮음'으로 평가되어 기업 경영과 관련된 청렴성도 선진국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국내외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국가청렴도의 향상은 해당 국가의 경제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온다고 합니다.

국가청렴도가 10점 상승 시에는 2030년에는 GDP가 153조원이 증가한다는 연구 논문 결과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국가청렴도 측정 결과는 향후 대한민국의 경제·문화 등의 사회 전반의 성장을 견인하는 긍정적인 변화를 예고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 전현희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사진=국민권익위원회 브리핑 갈무리]

◆ 국제투명성기구가 국가별 국가청렴도를 평가할 때 어떤 것을 보고 평가하는 것인가

국가청렴도를 평가하는 기준은 현재 관련 개별 지수가 10개 정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총 9개 기관들이 10개 세부 지표를 평가, 종합해서 국가청렴도 지표가 나오는데요.

여기에는 스위스의 국제경영대학원과 세계경제포럼, 독일 베텔스만재단 등의 유수의 공신력 있는 기관들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다음에 10개 세부 지표들의 경우에는 공공부문 관련 부패라든지 기업 경영활동 관련 부패, 부패 예방과 처벌 수준, 정치 분야의 부패, 국가 전반의 부패 수준을 평가합니다.

각 개별 지수는 베텔스만의 BF 지수, 세계사법정의 프로젝트의 WJP 지수, 민주주의다양성연구원 V-Dem Institute의 지수, 아이에이치에스 마킷 지수, 이코노믹인텔리전스유닛 지수, 세계경제포럼 WWF 지수 등 10개 지수가 있습니다. 이것을 전반적으로 평가해서 국가청렴도 CPI를 평가하고 있습니다.

◆ 한덕수 국무총리가 임기 중 국가청렴도 지수 20위권 초반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는데

권익위는 국가청렴도를 청렴 선진국, 적어도 세계 20위권에 진입하는 것을 중요 정책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사실 올해 정도에는 20위권에 진입하는 것을 상당히 기대했는데요.

사실상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했지만 20위권에 진입 못 한 것이 매우 아쉽고, 저희로서는 부족함을 느끼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장기적으로는 권익위는 대한민국의 국가청렴도가 세계 20위권의 청렴 선진국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반부패 청렴제도의 정착과 우리 사회 전반의 청렴 문화를 정착시키고 제고시키는 노력, 이와 관련해서 다양한 반부패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청렴도를 평가하는 국제기관들에게 대한민국의 반부패 청렴정책의 의지와 현재 객관적인 수준에 대해서 정확한 정보를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 국가청렴도 순위가 2018~2020년에 비해 재작년과 작년에는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20위권에 진입하지 못했는데,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CPI 평가를 보면 객관적인 지표라기보다 주관적인 평가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해외의 각 평가기관들과 컨설턴트들이 대한민국의 부패 정도에 대해서 어떠한 주관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가, 또 경영 평가 컨설턴트들이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는가가 사실상 매우 중요한데요.

대한민국에 대한 반부패 인식이 획기적으로 상승되지 않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고 보입니다.

얼마 전에 발생한 LH 사건이라든지 공직사회에 큰 부패행위가 발생한 것이 국제적으로 많이 알려졌고, 또 최근 여러 가지 정치권과 공직사회의 부패 의혹이 있습니다.

그리고 국제사회에서 평가하기는 민간 분야도 그렇게 투명하지 않고 부패도 심각하다는 평가들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많은 노력을 하지만 여전히 국제평가기관들이 아직은 대한민국에 대해서 전폭적으로 긍정적인 인식을 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분석될 것 같습니다.

◆ 국가청렴도 순위 20위권에 들어가기 위해 가장 개선되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지금 계속적으로 오르다가 금년 들어서 하향세로 바뀐 지수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스웨덴 국립대학에서 연구하고 있는 민주주의다양성이라고 하는 V-Dem 지수, 일명 민주주의 지수라고 합니다.

이 점수가 작년에 비해서, 작년까지는 지속적으로 오르다가 올해 다소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PRS라고 하는 미국의 컨설팅기관에서 하는 지수가 있는데, 이 점수 역시 살짝 하락 추세로 돌아서는 것 같습니다.

지수가 평가하고 있는 것은 정치 시스템 내부의 부패 수준, 그리고 입법부·사법부·행정부 전반에 있어서의 공직자들에 의해서 발생하는 부패 통제가 얼마나 잘 되고 있느냐 입니다.

이 두 가지 지수가 조금 하락 추세를 보였다는 점은 우려스러운데요.

우리나라의 반부패제도는 일견 완비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2008년도 부패방지권익위법을 시작해서 공익신고자보호법, 청탁금지법, 공공재정환수법, 재작년 이해충돌방지법까지 반부패 예방을 위한 행위 규범은 법률체계도 다 완비가 됐는데요.

하지만 세계적으로 자랑할 정도로 만들어진 이 제도를 얼마나 공직자들과 우리 사회, 공직사회에 내재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직자들과 사회 각계 계층, 특히 자라나는 학생 세대와 대학생들과 같은 이들에 대한 청렴 교육을 조금 더 체계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 제정돼서 시행되고 있는 이해충돌방지법과 2016년도에 시행된 청탁금지법 관련 부분들이 공직사회에서 얼마나 잘 이행될 수 있는지에 대한 주기적인 점검이 필요합니다.

또 그 행위 규범을 일탈한 사람들에 대해서 적절한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하리라고 생각됩니다.

◆ 국가청렴도 평가가 상승하면 우리 국가 전반에 어떤 좋은 점이 있는가

국내외 여러 가지 연구 결과에 따르면 GDP 상승과 직접적인 영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2017년도 서울대 산업대학원연구원 결과에 따르면, 국가청렴도가 다른 기준들이 다 동일할 경우에 국가청렴도가 10점 상승 시 국내 GDP가 약 30조원이 추가적으로 증가한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IMF에 따르면, 부패 문제가 해결된 국가는 세금의 누수가 방지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국가 재정이 조금 더 확충되고 국가 전체에 있어서 자원 배분이 조금 더 합리화됩니다.

예를 들면 기업이 기술개발은 하지 않고 청탁이라든지 식사 대접이나 뇌물 같은 것을 통해서 공공계약들을 딸 수가 있는데요.

부패가 해결된 나라의 경우에는 기업들이 자체 경쟁력이라든지 기술개발에 조금 더 자원을 투입할 수 있기 때문에, 국가 전체와 기업의 경쟁력이 굉장히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