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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중국 등 세계 부동산 시장 침체 심화

높은 금리가 가계 재정을 잠식하고 물가 하락을 악화시킬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세계 대부분 지역의 불안정한 부동산 시장이 세계 경제에 또 다른 위험을 초래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주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주택 침체는 5개월째 이어지고 있고 중국의 주택 판매 하락은 계속되고 있으며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는 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주택 가치의 하락은 소비심리를 약화시키고 가계 지출에 부담을 줄 우려가 있다. 가격 하락, 수요 감소 및 차입 비용 증가에 대응해 개발자들이 프로젝트 규모를 축소하면 투자 역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상승하면서 주택 시장이 냉랭해져 10여 년 만에 이전에 보유했던 주택의 연간 매출이 최악으로 떨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러한 긴장이 인플레이션을 해결하기 위한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캠페인 기간 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매체는 정책 입안자들이 1일까지 이틀간의 회의 결론으로 금리를 4.5%에서 4.75% 범위로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보도했다.

중국 부동산 경기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의 부동산 경기 침체는 당국이 해당 산업을 되살리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부동산정보공사(China Real Estate Information Corp.)의 잠정 자료에 따르면 1월 신규 주택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32.5% 감소했다.

중국 공무원들은 최근 몇 달 동안 자금난에 처한 개발자들을 위해 자금 조달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으며, 채무 불이행의 물결을 촉발하고 경제 성장을 지연시킨 디레버리징(부채축소) 캠페인을 해제했다.

지방 당국은 또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인하하고 계약금 요건을 완화하는 등 주택 구매를 촉진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분석가 크리스티 헝(Kristy Hung)은 이러한 조치도 올해 중반까지 매출을 증가시킬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31일 팅 루(Ting Lu)가 이끄는 경제학자들은 중국 부동산 시장의 지속적인 약세 전망은 노무라홀딩스가 올해 성장 전망을 상향 조정하는 데 잠재적인 역풍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집은 살기 위한 것이지 투기를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가격 하락을 투기성 수요에 대한 제동장치로 꼽았다.

호주와 뉴질랜드의 부동산 가격은 1월에도 계속 하락했으며, 두 시장 모두 작년 금리 급등의 영향이 지속되고 있어 하락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뉴질랜드의 많은 가정은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을 받고 있는데, 이 주택담보대출은 아직 신규 고금리로 전환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경제학자들은 집값이 더 하락해 2024년 초까지 2021년 말 정점보다 최소 20% 낮아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코어로직(CoreLogic) 데이터에 따르면 수도인 웰링턴의 가격은 이미 전년 대비 18.1% 하락했다. 가장 큰 도시인 오클랜드의 가격은 8.2% 하락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loomberg Intelligence)의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에서도 올해 주택담보대출이 더 높은 변동 금리로 전환된 사람들의 대출 상환 급증이 소비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모센 크로프트(Mohsen Crofts)와 잭 백스터(Jack Baxter)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초저 고정 금리가 만료되면 주택 대출의 15%에 대한 상환액이 80% 이상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들은 가계 소득에 대한 타격이 소매 판매의 2.2% 포인트에 해당할 것으로 추정한다.

다른 많은 시장보다 더 회복력이 있는 싱가포르의 부동산 시장조차 냉각되고 있다. 지난 주 수치에 따르면 주택 가격은 2022년 4분기에 0.4% 상승에 그쳤으며 이는 2년여 만에 가장 낮은 상승치다. 12월 판매량은 거의 1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감소의 일부는 새로운 부동산 출시의 부족에서 비롯되었다며 분석가들은 공급이 회복되면 판매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중국 본토와의 국경이 다시 열리면서 주택 회복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홍콩에서는 긍정적인 신호가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loomberg Intelligence)에 따르면 홍콩의 신규 주택 판매는 본토 구매자들의 억눌린 수요에 힘입어 올해 50%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