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등 대도시 발전에 치우친 불균형에서 벗어나 지역 공동체가 균형적인 발전을 이루어야 한다는 주장이 국민적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기업들도 균형 발전의 중요성을 모르고 있지는 않다.
다만 인프라의 차이, 교육기관 부족, 교통·복지 시설의 상황 등 현실적인 문제들이 발목을 잡고 있어 쉽사리 대도시를 떠날 생각을 하지 못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정부의 지역 균형 발전 정책에 발맞추어 지방으로 공장과 본사를 이전하는 기업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2019년 충청북도, 충주시와 함께 투자 협약을 체결해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며 본사 이전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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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2020년 7월 현대엘리베이터의 충주 신공장이 건설에 들어가면서 지역 균형 발전에 가속도가 붙었다.
충주시 관계자는 당시 상황에 대해 “현대엘리베이터 신공장 착공은 우량 기업 유치의 청신호였으며 신공장은 처음부터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4차 산업 기술이 접목된 300m 높이의 테스트 타워를 포함한 스마트팩토리로 건립될 예정이었다”라고 설명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먼저 본사 지방 이전이라는 강수를 두자 이후 협력사들도 뒤를 따라 지역에 공장을 잇달아 세우기 시작했다.
2020년 11월에는 현대엘리베이터 협력사인 신송기계, 송암철광이 충청북도·충주시와 87억 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하면서 함께 지역 균형 발전에 동참했다.
신송기계는 17억 원을 투자해 2022년 동충주산업단지에 공장을 신축하면서 30명의 지역 인재를 채용했으며 송암철강 역시 70억 원을 투자해 충주 제3 산단에 공장을 설립하면서 42명의 일자리를 창출한 바 있다.
한편 지역 발전을 위한 국가적 지원도 이어졌다.
충청북도는 2020년 8월 '충북 승강기 산업 거점지역 육성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통해 2030년까지 국비·지방비·민간자본을 총 4500억 원 투입해 충주 '스마트 승강기 산업단지' 조성을 지원할 것을 밝혔다.
또 승강기 전문 인재 양성과 기업의 채용 연계를 위해 마이스터고와 직업교육원도 설립하며 지역 발전에 열의를 불태웠다.
충청북도 관계자는 당시 “현대엘리베이터를 중심으로 차세대 초고속 스마트 승강기 안전기술을 조기 개발해 국내 승강기 산업의 동반 성장을 견인하겠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2021년에는 현대엘리베이터가 지역 동반성장 문화 확산의 구심체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설립된 민간 주도의 ‘동반성장위원회’에 의해 양호한 동반지수 실적을 보인다고 평가받기도 했다.
마침내 2022년 2월, 현대엘리베이터가 충주 ‘스마트 캠퍼스’로 본사와 공장 이전을 모두 마치면서 지역 균형 성장의 물꼬가 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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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만 3097㎡ 부지에 조성된 스마트 캠퍼스 공장은 판금동, 조립동 등 여러 생산라인을 비롯해 임직원 복지시설, 기숙사 등을 구비하면서 지역 인재 발굴을 위한 인프라 조성에도 힘썼다.
이렇게 충주시가 현대엘리베이터를 품에 안게 되면서 관련 업체들의 투자도 지속적인 확대 조짐을 보였다.
2022년 3월 엘리베이터 부품 업체인 우진전장, 서원수출포장, 삼진기업, 성진기업 4곳이 충주시와 168억 원의 투자 협약을 맺은 것이다.
이들은 현대엘리베이터의 충주 이전에 따라 물류비 절감과 연계성 강화 등을 위해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업체들은 현대엘리베이터와의 협력을 추진하면서 각각 20∼50명의 지역 인력을 채용할 뜻을 밝히며 지역 균형 발전에 동참했다.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이 2022년 7월 개최된 '미래비전 선포식'에서 “교통대, 충북대 등 지역 내 대학과 협력해 지역 내 인재 채용을 위한 터전을 마련하겠다"라고 약속한 만큼 현대엘리베이터는 지속적으로 지역 발전을 위해 지자체와의 협력을 이어나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