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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청주 반도체 공장 신설, 기업·지역 동반성장 기대

최근 지역 균형 발전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이 뜨겁다.

대한민국 시장·군수·구청장 협의회는 지난달 31일 강원도에 모여 공동회의를 열고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 균형 발전 특별법' 촉구 공동성명을 냈다.

이어 지난 1일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경북 구미에 방문하면서 지역 발전을 위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하였다.

지방의 주민들은 이러한 관심이 이제 선거철 연례행사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기업의 행동으로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지난 수십 년 동안 마치 블랙홀처럼 주변의 인프라와 공공시설들을 흡수했던 수도권의 흡입력을 이겨내고 지방에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기업을 수도권 중심의 집약 성장에서 내보내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이어지는 가운데도 성공 사례를 찾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오늘은 그 드문 성공 사례 중 하나인 SK하이닉스의 충북 청주시 대규모 공장 조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SK하이닉스가 청주에 첫 공장을 세운 것은 198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그 공장이 대규모 산업단지로 변화하기 시작한 것은 2007년 300mm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한 M11 공장이 기공에 들어가고부터다.

SK하이닉스 청주 M11, M12 공장 전경
SK하이닉스 청주 M11, M12 공장 전경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는 당시 2년 4개월 동안 공공시설 및 장비를 포함해 3조 8천억 원을 투자했으며, 이후 2012년 6월에는 M12 공장을, 2018년 15조 원을 투자해 M15 공장을 증설하면서 청주 공장을 중부권 최대의 산업단지로 만드는 데에 일조했다.

실제로 지난 2019년 청주시에 위치한 기업 중 가장 많은 일자리를 창출한 곳은 SK하이닉스와 LG화학이었다.

종업원분 주민세 납부 신고 기준의 청주시 조사에 따르면 SK하이닉스와 LG화학의 2018년 말 종업원 수는 각각 7346명과 6053명으로 압도적인 1, 2위였다.

또 2017년 말의 SK하이닉스와 LG화학의 종업원 수였던 6502명, 5685명과 비교했을 때는 각각 844명과 368명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후에도 SK하이닉스는 2018년 초 400명의 신입사원을 청주지역에 배치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행보를 이어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렇게 꾸준한 투자가 유치될 수 있었던 데에는 수도권과 가까운 충북의 지리적 위치나 투자 유치를 위한 도·시의 강한 의지의 반영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이시종 당시 충북지사는 "자원이 부족한 충북은 투자유치가 경제를 살리는 열쇠"라고 전하면서 투자유치에 대한 열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만 이러한 투자 유치를 위한 인프라, 주변 학교와의 연계 등에 있어서는 지방이 수도권을 따라잡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2019년 SK하이닉스가 청주가 아닌 경기도 용인에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를 세우기로 발표한 것도 수도권 고급 인력과의 연계, 원료 조달 인프라 등의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임을 부정하기 어렵다.

클러스터란 산업집적지로 유사한 업종에서 다른 기능을 수행하는 기업, 기관들이 한곳에 모여있는 것을 말한다.

반도체 클러스터라고 하면 흔히 반도체 생산 공장 옆에 반도체 원료를 생산하는 공장 등이 붙어있는 것을 생각하는데, 클러스터에는 공장 이외에도 대학·연구소들이 같이 모여있기에 생산 이외에도 정보 교환과 연구가 함께 이루어진다.

다만 SK하이닉스의 이와 같은 결정이 지방에 무조건적인 손해로 볼 수만은 없다.

SK하이닉스의 2019년 발표에 따르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의 최종 목적은 용인-이천-청주를 잇는 ‘반도체 3각축’을 마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세 도시에 세워진 각각의 산업단지들의 교류를 통해 시너지를 일으키겠다는 것이 SK하이닉스의 입장이다.

또 최근에는 SK하이닉스가 미래 성장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청주에 ‘M15X’ 신규 반도체 생산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SK하이닉스의 지방 균형 발전 목표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 M15 청주공장 생산시설 단지도
SK하이닉스 M15 청주공장 생산시설 단지도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 박정호 부회장은 이와 관련해 “지난 10년을 돌이켜 보면, 위기 속에서도 미래를 내다본 과감한 투자가 있었기에 SK하이닉스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이제는 다가올 10년을 대비해야 하며, M15X 착공은 미래 성장기반을 확보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