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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러시아 알루미늄에 200% 관세 부과

미국이 이르면 이번 주에 러시아산 알루미늄에 200% 관세를 부과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상황에 정통한 소식통의 말을 이같이 인용하며 이같은 조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1년 가까이 되어감에 따라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아직 공식 승인을 하지 않았고, 미 행정부는 항공우주와 자동차 등 산업에 대한 부수적 피해에 대해 우려했다며 내부 심의를 논의 중이라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이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또한 이 움직임은 몇 달 동안 숙고된 것으로 러시아 정부가 미국 시장에 알루미늄을 덤핑으로 공급해 미국 기업에 피해를 입히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 소식통은 결정 시기가 이번 주를 넘길 수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러시아 정부에 대한 압박이 이같이 고조된 것은 미국 정부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정부를 처벌하고 고립시키기 위해 전례 없는 수준의 제재를 가한 후 나온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은행과 기술, 국방 부문을 겨냥하고 푸틴 대통령과 관련된 개인들을 제재하기 위해 전세계에 있는 러시아 중앙은행의 자산을 동결시켰다.

중국 다음으로 세계 최대 알루미늄 생산국인 러시아는 미국 시장의 중요한 공급원이었다. 또한 대부분은 대량생산(벌크) 제품이 아닌 부가가치 품목이며 미국 구매자들은 건축·건설에서 자동차영역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러한 가파른 관세는 미국이 러시아로부터 금속을 수입하는 것을 사실상 종식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무역 데이터에 따르면 러시아는 전통적으로 전체 미국 알루미늄 수입량의 10%를 차지했지만 그 양은 3% 이상으로 떨어졌다.

워싱턴
[AP/연합뉴스 제공]

그러나 이 매체는 관세 옵션은 러시아의 유일한 금속 생산업체인 루살(United Co. Rusal International PJSC)에 대한 전면적인 금지 또는 제재 등 행정부가 작년에 고려한 조치보다는 덜 심각할 것이라며 이러한 움직임은 더 광범위한 시장 혼란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모스크바의 루살(Rusal) 주식은 이 소식이 있은 후 6일에 3%까지 하락했다.

백악관이 러시아산 알루미늄에 대한 조치를 저울질함에 따라 미국 구매자들은 금지, 관세 또는 제재가 발생할 경우 대체 공급 가능성에 대해 논의해 왔다. 최근 몇 달 동안 업계 관련자들은 러시아 금속이 미국 시장과 유럽 시장에서 갑자기 차단되면 중국이나 다른 국가를 통해 환적되어 재수출돼 근원지가 모호해질 수 있다고 추측을 하고 있다.

지난해 알루미늄 가격은 세계 경제 둔화 우려와 세계 최대 소비국인 중국의 코로나 봉쇄 조치로 인해 약 15% 하락했다.

6일 런던 금속 거래소에서 거래된 알루미늄 선물은 관세 소식에 일시적으로 상승폭이 소폭 하락했고 오후 3시 25분(런던 시간) 기준 톤당 2,526.50달러로 1.7% 하락했다.

미국 산업을 대표하는 무역 단체인 알루미늄협회(The Aluminum Association)는 6일 성명에서 “알루미늄 산업은 미국 정부와 NATO 동맹국이 러시아의 침공에 대처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모든 노력을 지지한다”며 "이것은 단일 산업의 이익을 훨씬 넘어서는 글로벌 안보 및 인도주의적 재난(humanitarian disaster)이다"라고 밝혔다.

미국의 러시아산 알루미늄 수입은 정부가 수입 금지 조치를 저울질하면서 지난해 10월 거의 0으로 떨어졌다. 이 조치는 알루미늄의 공급망이 막히는 것을 원하지 않는 미국 내 구매자들을 걱정하게 했다. 수입은 11월에 1만 1,600톤으로 반등한 후 1월에 9,700톤으로 다시 완화됐다.

한편 지금까지 EU가 러시아 알루미늄에 대해 미국과 유사한 움직임을 계획하고 있다는 징후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