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로 지구 환경에 도움이 될까 생각할 수 있지만 삼성전자 생태계 내 태블릿이나 PC 등 여러 제품군이 있어 전체 규모로 보면 적지 않습니다. 소비자에게 작지만 큰 반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삼성전자가 최근 발표한 갤럭시 S23 울트라에는 전작의 2배에 해당하는 재활용 부품 12개가 사용됐다. 기본 시리즈와 갤럭시 S23 플러스에는 11개가 사용됐다.
이에 그치지 않고 삼성전자는 2025년까지 모든 갤럭시 신제품에 재활용 소재를 적용하고 포장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근절하기로 했다. 또 2050년까지 갤럭시를 포함한 전체 스마트폰에서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 비중을 100%까지 늘릴 계획이다.
13일 박성선 MX사업부 기구개발팀장(부사장)은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친환경 부품 개발 과정과 의미에 관해 설명하면서 "내구성과 신뢰성이 확보된 우수한 품질의 소재 확보와 상품화에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갤럭시 S23 시리즈는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최초로 외장재에 재활용 소재를 쓴 제품이다. 외장재는 내구성, 미감 등을 고려했을 때 내장재보다 재활용 소재 활용이 더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
생산 공정 등에서 나온 폐유리 등을 재활용한 전·후면 외장 유리(코닝 고릴라 글라스 빅투스 2)는 갤럭시 시리즈에 적용한 유리 가운데 가장 내구성이 강하며 재활용률은 22%를 기록했다.
갤럭시 S23 시리즈에 새로 쓰인 재활용 소재는 유리 외에도 알루미늄과 폐페트병을 활용한 플라스틱이 있다. S22에도 폐어망과 폐생수병 재활용 플라스틱이 쓰였지만, 재활용 대상을 늘렸다.
나일론 재질인 폐어망은 습기에 취약해 휴대전화와 같은 고정밀 제품에 사용하기 제한이 많았다는 후문이다.
폐어망을 갤럭시 S23 시리즈에 적용함으로써 올해만 15t 이상의 폐어망을 수거해서 재활용할 수 있다고 삼성전자는 기대했다. 전세계에서 한 해 폐어망 64만 t 상당이 버려지고 있다.
재활용 플라스틱은 극한의 온도와 습도에 견디는지 환경시험을 통과하기도 어렵지만, 화장품, 손 소독제 등 일상에서 흔히 쓰이는 물질에 변성이 없는지 등 다양하고 가혹한 시험을 여러 번 거친다는 설명이다.
박 부사장은 "금, 코발트, 희토류 등 희귀한 자원 재활용률을 높여야 한다는 관점에서 사용 현황에 대한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며 "협력사들과 긴밀하게 협업하고 공동 개발하면서 그만큼의 혜택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처리 과정이 까다로운 재활용 소재 사용으로 인한 제품 원가 상승 압박에 대해 "일정 부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생각하면서 가격 인상은 최소로 하고 소비자에게 배가시키지 않는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아울러 모바일 사업부뿐 아니라 생활가전 등 전 분야에서 재활용 소재 사용을 확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무게나 부피가 작은 스마트폰보다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에서 활용도가 커질수록 환경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부사장은 "디바이스 경험(DX) 부문과 개발협의체 등을 통해 교류·협업하고 있다"며 "모바일 사업부에서 개발한 소재 정보를 생활가전 등의 개발자에게 전달해 제품 특성에 맞게 적용하고 있다. 세부 내용은 다를 수 있지만 큰 맥락은 (전사적으로) 같이 간다"고 설명했다.
그는 "친환경 소재 기술 개발 외에도 소비자가 가능하면 휴대전화를 오래 사용하는 것이 환경과 지구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라며 "4번의 업그레이드 5년간의 보안 업데이트, 수리 용이성 등을 통해 가능하면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제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