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공장 무기한 가동 중지에 들어갔던 군산조선소가 최근 재가동을 선언하여 전북 지역 발전을 주도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작년 10월 재가동을 준비하던 군산조선소는 이달 11일 공장에서 ‘블록’을 성공적으로 출하하며 완전한 부활을 알렸다.
군산조선소는 현재 500여 명인 생산 인력을 1000여 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전북과 군산 지역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군산조선소는 울산과 부산 지역의 토착 기업이라고도 할 수 있는 현대중공업이 조선 사업을 확장하면서 2010년 전라도 지역에 건설한 공장이다.
현대중공업은 당시 산업단지 내 180만㎡(54만 평) 부지에 1조 2천억 원을 투자하면서 연간 24척의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초대형 조선소를 지으며 사업 확장과 지역 발전을 동시에 이루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또 군산조선소 인근 부두에는 당시 국내 최대 규모인 13만 2천㎡(4만 평) 부지에 풍력발전기 공장을 지으면서 군산 지역 일자리 창출에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를 모았었다.
그러나 2010년 준공 당시만 하더라도 28척의 수주량을 확보하며 순항하던 군산조선소는 이후 조선업계가 불황에 직면하면서 추가 수주가 이루어지지 않아 위기에 직면했다.
결국 현대중공업은 2017년 7월 군산조선소를 무기한 가동 중단시키면서 사실상의 사망 선고를 내렸다.
군산조선소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을 울산으로 보내고 시설의 보수와 재정비를 하겠다는 것이 현대중공업의 발표였지만, 수주 물량 자체가 부족하여 공장이 문을 닫은 것이었기에 조선업 자체가 살아나지 않으면 다시 공장을 재가동하기 어려워 보였다.
실제로 공장은 5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가동이 중지되었으며, 최대 4000여 명에 달하던 근로자는 일자리를 찾아 울산 평택 청주 등지로 흩어졌다.
당시 군산조선소는 전북 경제의 12%, 군산 경제의 24%를 담당하는 지역 일자리의 기둥이었기에 지역이 입은 타격은 막대했다.
게다가 이듬해인 2018년에는 2000명 이상의 지역 일자리를 창출하던 한국GM 군산공장마저 문을 닫으며 지역 경제는 악화 일로에 놓이게 되었다.
이렇듯 악재가 겹치며 공장의 폐쇄와 함께 지역 균형 발전의 목표도 힘들어지나 싶었지만, 최근 친환경,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조선 산업에도 다시 활기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국내 조선업의 기술력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했지만, 기존 시장에서 기술력보다 중요시했던 것은 바로 가격이었다.
그렇기에 품질은 다소 낮아도 단가가 더 값싼 중국 등에서 만든 배가 주목을 받으면서 국내 조선업은 조금씩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그러나 2020년경부터 유럽, 미국 등의 환경 규제가 자동차 등을 넘어 해양 운송에도 적용되기 시작하자 전세는 급격하게 변화했다.
배의 단가만 보고 구매했다가 서양 국가들의 환경 규제를 충족하지 못하게 되면 수출하는 품목에 높은 관세가 매겨지게 된 것이다.
이처럼 높은 품질과 환경성을 갖춘 제품의 필요성이 다시 커졌고, 이러한 시장의 변화는 그대로 국내 조선업의 반등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이렇게 다시 조선업 시장이 활기를 되찾자 군산조선소도 문을 닫은 지 5년 만인 작년 10월, 재가동 선포와 실제 생산 준비에 들어갔으며 지난 11일 공장에서 ‘블록’을 성공적으로 출하했다.
블록(Block)이란 선박 건조의 기본단위로, 공장에서 생산·조립된 블록은 도크(Dock)로 옮겨져 전체 선박으로 만들어진다.
현대중공업의 발표에 따르면 앞으로 군산조선소는 연간 10만 톤 규모의 컨테이너 선박용 블록을 제작할 계획이며, 이는 약 1,800억 원의 매출로 이어진다.
HD현대 권오갑 회장은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에 군산조선소가 다시 가동에 들어갈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군산조선소가 우리나라 조선산업 전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라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