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산업 기술 발달에 따라 공장의 사람이 점점 기계로 교체되면서 스마트 공장과 지역 경제와의 연관성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음성에 스마트 공장을 짓고 태양광 셀·패널을 생산 중인 현대에너지솔루션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현대에너지솔루션은 2007년 국내 최초로 태양광 패널 제조 공장을 음성군에 세우면서 HD현대 그룹의 태양광 산업 진출을 알렸다.
국내 최초로 만든 태양광 셀 공장이었기에 업계에선 음성군 공장이 ‘1세대’ 태양광 공장으로 불리며 국내 태양광 산업의 시작을 알린 공장으로 인식되어왔다.
다만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이제 해당 공장은 태양광 생산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속하게 되었다.
현대에너지솔루션도 이러한 문제를 인지하고 공장 증축을 통해 생산성을 늘리기 위한 시도를 이어왔다.
2009년 제2공장의 신설과 기존 공장 증축에 따라 본래 100MW(메가와트) 규모의 생산능력을 600MW 수준까지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다만 기대와 달리 태양광 산업이 탄력을 받기 까진 오랜 시간이 걸렸다.
2020년대에 이르기 전까지는 기술과 관심의 부족으로 태양광 산업을 비롯한 신재생 에너지 사업이 정체되었었기 때문이다.
2010년 중반 태양광 소재인 폴리실리콘, 웨이퍼 가격이 폭락했고 태양광 사업의 핵심 제품인 모듈 가격 역시 폭락했었다.
당시 흑자를 기록한 시기가 2015년 한 해뿐일 정도였으니 지역 발전 이전에 회사의 존립이 위태롭던 때였다.
이후 2020년대 코로나의 등장과 환경문제의 관심 증대로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다시 떠오르기 시작하면서 현대에너지솔루션에도 순풍이 불어왔다.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자 2020년 현대에너지솔루션은 제3공장을 새로이 건설했다.
다만 제3공장과 앞선 1, 2공장 간에는 차이점이 있었는데 1, 2공장은 사람이 작업장에서 사람이 제품을 생산하고, 3공장은 스마트 공장 시스템을 도입했다는 것이다.
스마트 공장이란 기본적으로 자동화 공장의 상위 개념이다.
사람 대신 기계가 제품 생산의 전 공정을 도맡아 하는 자동화를 넘어,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을 통해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고 생산을 조절하는 능력을 갖춘 것이 바로 스마트 공장이다.
이렇게 스마트 공장으로 지어진 음성 제3공장은 사람의 제작에 참여할 때보다 훨씬 높은 효율성을 보였다.
현대 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제3공장이 지어진 후 태양광 패널 생산량이 600MW 수준에서 추가로 750MW 증가한 1.35GW가 되면서 기존의 두 배가 넘는 생산량을 가지게 되었다.
일각에서는 스마트 공장이 현장 일자리를 빼앗기 때문에 지역 경제를 위협한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정부는 오히려 스마트 공장이 일자리를 더 많이 창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2018년에 정부는 중소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올해까지 스마트 공장 3만 개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바 있다.
당시 발표에 따르면 스마트 공장의 구축이 18조 원 규모의 생산 증대와 함께 6만 6000개의 일자리가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소벤처기업부도 이와 관련하여 2019년 스마트 공장의 성과를 분석, 발표하였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스마트 공장을 도입한 중소기업을 상대로 성과분석을 진행한 결과, 생산성은 30%의 증가세를 보였고 우려했던 고용 문제도 기존 대비 4%의 상승이 기록되면서 긍정적인 결과가 관측되었다.
증기기관이 발명되면서 기존의 마차나 인력거꾼의 일자리는 사라졌지만 대신 더 많은 일자리가 생겨났던 것처럼, 스마트 공장으로 인해 기존 생산직이 사라지고 AI 등 전문적인 일자리가 그 자리를 채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다만 스마트 공장의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발전이 요구된다.
한국지역정보개발원의 2017년 보고서인 ‘스마트 공장과 지역 경제 파급 효과’ 에 따르면, 스마트 공장은 ▲기초 수준 ▲중간 수준1 ▲중간 수준2 ▲고도화의 4가지 단계로 이루어진다.
보고서에서 말하는 ‘스마트 공장’이란 설비, 자재, 시스템 등에 사물인터넷(IOT)을 접목해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스스로 판단·운영까지 가능한 ‘고도화’ 수준이며, 그 이전 단계의 공장은 ‘자동화 공장’이다.
만약 공장의 발전이 고도화 수준에 이르지 않고 자동화 공장에 그친다면, 공장의 노동자를 기계로 대체하기만 하면서 오히려 일자리의 감소를 야기할 수 있다.
최근 현대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삼성SDI나 SK에너지솔루션 등 여러 기업에서 스마트 공장 도입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스마트 공장은 지역 경제와 기업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지만, 이러한 변화가 오히려 지역의 발목을 잡는 ‘자동화 공장’에 머무르지 않도록 기업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가장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