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발전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나오는 기업이 있다.
1968년 포항에 설립되어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지금의 한국 철강산업을 이끈 포스코다.
포스코는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 출발하여 지금의 포항, 울산과 같은 지역 거점 도시를 육성하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 기업이다.
수도권의 인구 과밀 현상과 지방 소멸 위기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포스코와 울산·포항 등의 발전과정은 성공적인 지방 거점 도시 육성에 성공한 사례로서 볼 수 있을 것이다.
포스코 그룹은 여러 회사로 나뉘지만 우리의 기억 속에 남는 포스코 하면 역시 철강회사를 떠올린다
지역 발전의 관점에서 보아도 포스코의 철강 사업은 그 의미가 크다.
포스코는 1973년 제1고로(용광로)를 건설한 이후 현재까지 총 8개의 고로를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을 제외한 지방에서의 채용 인력만 2만 명이 넘어가는 초대형 규모를 자랑한다.
기업의 건설부터 민영화에 이르기까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성장한 포스코는 지방의 랜드마크를 넘어 실질적으로 지방을 지탱하는 기업이 되었다.
포스코의 성공을 보면 왜 지방에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가 있어야 하는가가 설명된다.
대기업과 풍부한 일자리를 보고 사람들이 몰려들면 그 지역의 도시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사람을 위한 설비나 인프라가 발전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선순환이 일어난다.
물론 포스코도 정부의 지원이나 인프라 확충에 만족하면서 현실에 안주하지 않았다.
스스로의 발전과 함께 지역 일자리 확충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이어나갔기에 지금의 모습이 될 수 있었다.
일례로 지난 2005년 중소기업의 직업훈련을 위한 컨소시엄을 설립하거나 2014년 외주파트너와 시간선택제 일자리 창출 지원 사업을 벌이면서 근로자가 자신의 상황에 맞게 직업을 선택할 수 있게끔 했다.
또 포항에서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남해안 광양시에도 제철소를 설립하면서 공장 확장을 선택해 더 많은 지역 일자리를 만들었다.
최근에는 포항 제철소에서 48년 간 가동했던 제1고로가 수명을 다해 영구적인 가동중지에 들어가고 무인 스마트 공장을 도입하는 등 직접적인 일자리 확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수십 년간의 성장으로 이미 포항 제철소에만 6,000명이 넘는 인원이 근무 중인 만큼 지방 도시의 일자리 거점으로서의 역할이 줄어드는 일은 없을 전망이다.
다만 작년 3월 포스코 그룹이 창립 54년 만에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철강회사 포스코의 지주회사 포스코 홀딩스가 주목을 받게 되었는데, 이 포스코 홀딩스의 사옥이 서울에 있어 이를 포항으로 이전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물론 포스코 그룹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철강사업, 포스코의 본사는 여전히 포항에 있지만 그 지주회사인 포스코 홀딩스가 서울에 위치해 있자 이를 포항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주민들의 요구가 크게 표출된 것이다.
주민들은 포스코홀딩스의 포항 이전을 통해 지역 발전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일자리가 창출되는 공장의 건설이나 본사의 이전이 아니라면 지방 발전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포스코의 입장이다.
포스코홀딩스가 새로 만들게 될 회사가 아니라 원래 있었던 서울 사무실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고, 그룹의 총체적인 운영 방향을 결정하는 회사인만큼 서울에 입지했을 때의 메리트가 더 큰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포스코그룹은 지난달 포항시와 지역 발전을 위한 상생 협력에 합의했고, 현재 포스코홀딩스의 본사 이전에 관한 회의가 진행 중이다.
현재 포스코는 포항시와의 합의에 있던 2023년 3월까지 포스코홀딩스의 포항 이전을 추진하는 것과 더불어 미래기술 연구원 본원을 포항에 유치하는 계획을 추가로 발표하며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지역 발전을 위한 사업을 이어나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