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당국이 새로운 감염병 감시기법인 하수기반 감시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코로나19 감시는 확인된 모든 환자를 신고해서 경향을 파악하는 전수감시입니다. 실제 환자를 모두 파악한다는 점에서 장점은 있지만, 많은 노력과 비용이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는데요.
하수기반 감시는 환자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하수 속에 섞인 바이러스 양을 분석함으로써 거주지역의 환자 발생 경향을 살피는 것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하수기반 감시를 새로운 감염병 감시기술로 인정하여 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는 상황이며, 미국 등 외국에서도 이미 시행하고 있는 감시방법이라고 하는데요.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 통해 관련 내용 정리해 봅니다. <편집자 주>
◆ 하수기반 감염병 감시의 국내 도입 필요성과 효과성은
지금 일상적 관리체계 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특히 전환 2단계에서는 전수감시 대신, 현재 인플루엔자처럼 일부 의료기관만 환자를 신고하는 표본감시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그때 검사와 신고의 정확도에 대한 보완적 판단 결과가 필요한데, 여기에 대해서 하수감시는 굉장히 유효한 수단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에서는 그간 시범사업을 통해서 국내 도입 가능성에 대한 효과를 평가해왔고, 상당한 신뢰성을 얻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임상감시, 표본감시와 함께 유효한 과학적 방법으로 남는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하수기반 감시의 장점은
하수기반 감시는 환자 및 의료인의 검사 그리고 신고에 의존하지 않아서 편의성이 높으며, 수회 검사로도 지역사회를 평가할 수 있습니다.
경제적일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외에 다양한 병원체도 함께 감시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 실제 물에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채취하는 것인가
하수기반 감시는 하수처리장에서 채취한 물을 표본으로 해서 검사를 합니다.
굉장히 불순물들이 많기 때문에 여과 과정을 거쳐서 일부를 농축하고 핵산을 추출해서 바이러스를 검사하는 과정으로, 그 이후의 검사 과정은 동일합니다.
하수기반 감시기법은 살아있는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이미 증식성이 없는 죽은 바이러스까지 모두 평가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평가의 민감도는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물에서 얼마나 생존할 수 있는가
바이러스가 하수에서 얼마나 존재할 수 있는가에 대한 연구는 아직 충분치 않습니다.
다만 일단 바이러스는 세포 내에 들어가지 못하면 더 이상 증식할 수 없고, 사멸하는 과정이 빠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래 존재하지는 못한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 검출된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지역사회의 환자 경향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
하수에서 저희가 측정하는 것은 바이러스 양입니다.
하수에 바이러스가 과학용어로 몇 카피, 바이러스가 몇 마리 들어 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가 있는데요.
현재까지의 분석으로 보면 환자가 증가하기 직전의 시기에 하수에서 바이러스의 검출량이 증가합니다.
그리고 환자가 감소할 때는 그 바이러스에 존재하는 양도 같이 줄어들게 됩니다.
바이러스의 농도 자체가 환자의 증감과 상당한 상관성을 보이기 때문에, 이를 통해서 증가세나 감소세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가 쌓이게 되면 환자가 어느 정도로 추정된다는 상황까지도 판단할 수 있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 향후 계획은
질병관리청은 전국 보건환경연구원과 함께 코로나19를 대상으로 한 전국적인 하수기반 감시를 시행할 예정이며, 그 결과를 이달 중 감염병 누리집을 통해서 공개할 예정입니다.
지역 기반의 하수를 이용한 감염병 감시체계가 시행되면, 감염병 유행을 앞서 예측하고 감염병 확산을 사전에 대응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