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커지면서 혼조세를 보였다.
19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9.62포인트(0.23%) 하락한 3만3897.01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0.35포인트(0.01%) 떨어진 4154.52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3.81포인트(0.03%) 오른 1만2157.23으로 장을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엇갈리는 기업 실적과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베이지북,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등을 주시하며 방향성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베이지북이 발표되면서 대출이 줄었다는 소식에 긴축 우려가 다소 완화된 점은 개장 초 약세 분위기를 일부 되돌렸다.
전날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넷플릭스는 1분기 신규 가입자와 매출이 예상치를 밑돌았다는 소식에 주가는 3% 이상 하락했다.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 유료화 조치는 2분기로 미루기로 했다.
모건스탠리는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놨다. 그러나 투자은행과 자산관리 사업부 이익률이 예상치를 밑돌았다는 지적에 주가는 0.7% 오르는 데 그쳤다.
유나이티드항공의 주가는 분기 손실이 예상보다 적었다는 소식에 7% 이상 상승했다. 지역 은행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크의 주가는 실적 부진에도 4월 들어 예금이 크게 늘었다는 소식에 24% 폭등했다. 지역 은행주들도 동반 급등했다.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과 팩웨스트 은행의 주가가 각각 12%, 10% 이상 상승했다.
보험사 트래블러스의 주가는 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소식에 6% 이상 올랐다.
이날은 장 마감 후 테슬라와 IBM이 실적을 발표했다. 테슬라는 매출과 순이익은 대체로 예상에 부합했음에도 주가는 장 마감 후 시간외 거래에서 3% 이상 하락 중이다. 공격적인 가격 인하로 매출총이익률이 예상을 밑돈 것이 투자자들의 실망을 부른 것으로 보인다. IBM의 주가는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면서 3% 이상 오르고 있다.
팩트셋에 따르면 1분기 S&P500지수에 상장된 기업들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순이익이 6.5%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0년 2분기 이후 가장 크게 줄어드는 것이다.
지금까지 S&P500지수에 상장된 9%가량의 기업이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이 중 84%가 예상치를 웃도는 순이익을 발표했다.
이번 주 발표되는 기업들의 실적도 대체로 예상치를 웃돌지만, S&P500지수는 지난 5개월간 유지된 박스권 3,800~4,200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날 변동성지수(VIX)는 16포인트 수준에서 추가 하락해 2022년 1월 이후 최저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향후 한 달간 시장 움직임도 크지 않을 것에 투자자들이 베팅하고 있는 셈이다.
연준의 5월 이후 행보에 대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점도 주가 반등을 제한하고 있다.
시장은 연준이 5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이후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보다 덜 확신하고 있다.
영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10.1% 오르며 예상치를 크게 웃돈 점도 중앙은행들의 긴축에 대한 우려를 높였다. 영국의 인플레이션 급등 소식에 영국 길트 2년물 금리가 10bp 이상 올랐고, 이는 미국 국채금리를 끌어올리는 데 일조했다.
연준은 이날 발표한 경기 평가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 지난달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 사태 후 "은행 대출과 소비자, 기업 대출 수요가 전반적으로 감소했다"라고 평가했다.
또한 샌프란시스코 지역은 "주거용 및 상업용 부동산 활동이 감소했고, 대출 활동이 크게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다만 "전반적인 경제 활동은 최근 몇 주 동안 거의 변화가 없었다"라고 진단했다.
S&P500지수 내 통신, 자재, 에너지, 기술 관련주가 하락하고, 유틸리티, 부동산, 헬스, 금융 관련주가 올랐다.
파산 우려가 계속되고 있는 베드배스앤드비욘드의 주가는 별다른 이유 없이 30% 이상 급등했다. 회사의 주가는 올해 들어 80% 이상 폭락했다.
테슬라의 주가는 정규장에서 실적 발표를 앞두고 또다시 미국 내 일부 차종의 가격을 인하했다는 소식에 2%가량 하락했다. 뉴욕에 상장된 중국 전기차 관련주도 약세를 보였다. 가격 인하 경쟁이 더욱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니오와 샤오펑의 주가가 각각 7%, 12% 이상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