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SK하이닉스, 1분기 사상 최악 성적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불황 장기화로 올해 1분기에만 3조4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2012년 SK그룹 편입 이후 사상 최대 적자다.

다만 올해 2분기부터 메모리 업체들의 감산에 따른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며 재고가 감소하는 등 하반기에는 시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26일 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이 3조402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영업이익 2조8639억원)와 비교해 적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4분기 1조898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2012년 3분기(-240억원)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낸 데 이어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셈이다.

2개 분기 적자 규모만 5조원이 넘는다.

매출은 5조88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58.1% 감소했다.

순손실은 2조5855억원(순손실률 51%)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다운턴(하강 국면) 상황이 1분기에도 지속되며 수요 부진과 제품 가격 하락 추세가 이어져 전 분기 대비 매출이 감소하고, 영업손실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7일 삼성전자도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천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95.7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그나마 사업이 분산된 삼성전자와 달리 SK하이닉스는 전체 매출에서 메모리 비중이 90%가 넘는 탓에 충격이 더 컸다.

sk하이닉스
[연합뉴스 제공]

다만 SK하이닉스는 1분기에 고객 보유 재고가 감소세로 돌아섰고, 2분기부터는 메모리 감산에 따른 공급 기업의 재고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하반기부터 시장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이미 메모리 가격이 고점 대비 60% 이상 하락한 만큼 가격 탄력성에 따라 메모리 사용량이 증가하고 이러한 수요 증가와 감산에 의한 공급 축소가 맞물리며 하반기로 갈수록 수급 상황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던 삼성전자도 "공급성이 확보된 제품 중심으로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며 사실상 감산 돌입을 인정한 상태다.

삼성전자의 감산 선언으로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일단 진정된 가운데 2분기부터 감산 효과가 나타나며 반도체 재고도 감소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감산 발표 이후 고객사로부터 공급 안정성에 대한 문의가 늘었다고 SK하이닉스는 전했다.

이에 따라 1분기를 저점으로 점진적으로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2분기에는 매출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기대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투자 축소로 업계의 공급 여력이 줄어들기 때문에 내년에는 제한적인 생산 증가만 가능할 것으로 예상돼 이번 불황기의 골이 깊었던 만큼 호황기의 개선 폭은 상당히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