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미래 성장동력 중 하나로 항균 유리 파우더(유리를 분쇄해 얻는 미세한 입자)와 수용성 유리 파우더 등을 생산하는 신규 사업을 추진한다고 17일 밝혔다.
LG전자는 독자적인 유리 조성 설계기술과 가전제품 실사용 환경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항균 성능을 갖는 유리 파우더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항균 유리 파우더는 플라스틱, 섬유, 페인트, 코팅제 등 다양한 소재를 만들 때 첨가하면 항균·항곰팡이 성능을 갖출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실제로 항균 소재는 코로나 이후 수요가 급증해 헬스케어, 포장, 의료, 건축자재 등 여러 산업 분야에서 다양한 소재에 적용되며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부터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LG 가전에서 고객이 자주 접하는 손잡이와 같은 플라스틱 부품을 생산할 때 항균 유리 파우더를 첨가해 제품을 위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LG전자는 항균 유리 파우더의 강점인 유리소재 성분을 정밀하게 방출하는 기술을 기반으로 수용성 유리까지 개발했다.
수용성 유리는 물에 녹으면 무기질 이온 상태로 변하는데, 이는 바닷속 미세조류와 해조류 성장을 도와 해양 생태계 복원에 활용될 수 있다. 적조 현상 발생 시 바다에 살포하는 황토의 대안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LG전자는 우선 항균 유리 파우더 사업을 필두로 신개념 기능성 소재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시장 규모는 올해 기준 24조원 규모로 전망하고 있다.
해양 생태계 복원시장으로도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는 LG전자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비전인 '모두의 더 나은 삶'을 실현하기 위한 일환이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정관 변경을 통해 사업 목적에 '유리 파우더 등 기능성 소재 제작 및 판매업'을 추가한 바 있다.
LG전자는 1996년 유리 파우더 관련 연구를 시작했다. 현재까지 출원한 유리 파우더 관련 특허는 219건에 달한다. 경남 창원 스마트파크에 연간 4천500t 규모의 생산 설비도 갖추고 있다.
기능성 유리 파우더는 2013년 북미에 출시된 오븐에 처음 적용됐다. LG전자는 오븐 내부의 금속 표면을 기능성 유리 파우더로 코팅해 내부 세척을 간편하게 하는 '이지클린' 기능을 선보였다.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은 "앞선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존 유리 소재가 가진 고유한 한계를 뛰어넘어 활용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라며 "기능성 소재 사업이 지속가능한 미래를 이끌며 ESG 경영을 가속화하는 신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오는 22일 부산에서 열리는 '2023 부산해양주간'에 참여해 '해양 환경 개선을 위한 유리의 재발견'을 주제로 기능성 소재 신사업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LG전자는 ESG 경영 강화 차원에서 세탁기의 미세플라스틱 저감을 통해 해양 생태계 보전에 기여하기 위해 사단법인 한국물포럼과 협업하고 있다. 한국물포럼은 글로벌 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적인 활동과 이해관계자의 협력을 주도하는 우리나라의 대표 기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