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여 개 재생에너지 발전소에서 확보한 50MW(메가와트) 규모 자원 묶어 가상발전소(VPP) 운영
-태양광·풍력 등 분산에너지 연계 및 발전량 예측 기반 출력제한 최소화 기대
에너지·환경기업 SK에코플랜트가 가상발전소(VPP)를 통한 재생에너지 전력중개사업에 본격 진출할 것을 4일 밝혔다.
SK에코플랜트는 제주도 내 91개 재생에너지 발전소와 협약을 맺고, 50MW 규모 재생에너지의 전력중개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전력중개사업이란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20MW 이하의 개별 발전소를 모아 하나의 자원으로 구성해 중개사업자가 전력시장에서 거래를 중개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본래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소규모 발전사업자가 전국에 산재해 있어 개별 관리가 쉽지 않다.
현재 가동 중인 태양광 발전소만 10만 곳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며, 기상 및 시간·계절에 따라 전력생산량이 달라지는 특성으로 전력망 안정을 위해 출력을 제한해야 하는 일도 잦다.
이러한 소규모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모아 플랫폼으로 연결하여 하나의 발전소처럼 운영하는 가상발전소(VPP) 기반의 전력중개사업은 현 재생에너지 발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힌다.
개개인이 직접 발전소를 관리하는 대신 정보통신기술과 인공지능을 이용해 흩어져 있는 재생에너지 자원을 모으고 예측·제어·관리를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전략적 투자로 에너지플랫폼 사업 기반을 마련한 데 이어 올해 3분기에는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 플랫폼 ‘파워젠(Power ZEN)’을 런칭할 계획이다.
파워젠은 시험 운영 기준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 정확도는 오차율 평균 약 4.6%를 기록했으며, 이는 기존 전력중개사업자들의 오차율 5%와 비슷한 수준으로 다수의 발전소를 함께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충분한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또 예측 정확도가 높아지면 특정 시점에 전기가 남아 발생하는 재생에너지 출력제한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이전의 통계를 바탕으로 전력수요가 낮아진다고 예상되는 시점에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거나 전기차 충전 등 남는 전기의 수요처를 미리 발굴하면 에너지의 낭비를 막을 수 있다.
재생에너지 중개사업자는 높은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도를 기반으로 전력시장을 운영하는 전력거래소로부터 인센티브를 받는다.
또 SK에코플랜트는 제주도 내 확보한 재생에너지 발전자원을 기반으로 오는 10월로 예정된 제주도 전력시장 제도개선 시범사업에도 참여한다.
전력중개사업은 실시간 전력시장과 15분 단위의 예비력 시장, 재생에너지 입찰제도를 함께 운영하는 것이 골자다.
전력 당국은 제주 시범사업을 통해 재생에너지 중심 전력시장과 안정적인 전력공급 체계를 구현하고 향후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일단 재생에너지 입찰제도가 시작되면 일정 규모 이상의 재생에너지 역시 기존 대형 발전소처럼 전력거래소의 통제를 받는 발전원으로 인정받게 된다.
이 경우 불가피하게 출력제한이 이뤄져도 설비 보상금을 받을 수 있기에 재생에너지 활성화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SK에코플랜트는 향후 재생에너지 모집 자원을 전국으로 확대, 정확한 예측 데이터를 기반으로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망을 안정화하고 가상발전소 시장 확대에 기여할 계획이다.
오승환 SK에코플랜트 분산에너지 담당임원은 ”플랫폼 기반 에너지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는 SK에코플랜트가 재생에너지부터 그린수소에 이르기까지 에너지 융복합 시장을 선점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최근 제정된 분산에너지특별법에도 탄력적으로 대응, 신재생에너지 활성화를 선도하겠다”라고 말했다.